농림부 14일 제주 시작으로 주산지 논의...선제적 대응 시도
파종 준비 마무리 상황, 대체작목 한계 등 농가 참여 유도 관건

재배면적 감소에도 풍년 역풍으로 처리난을 겪었던 제주 월동채소류가 전국 단위 기획 생산 체계 시험대에 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채소류 과잉 생산에 따른 처리난과 가격불안 악순환에 따른 선제적 대응을 위해 전국 주산지를 아우르는 재배면적 조절을 시도한다.

이를 위해 14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채소류 주산지를 돌며 재배면적조절협의회를 진행하는 등 '적정 생산'에 따른 의견을 수합하고 방안을 모색한다.

제주 지역 협의회에서는 마늘과 양파, 무, 양배추 등 월동채소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어 20일 전남에서 마늘·양파·겨울배추, 22일 경남·23일 전북·26일 경북·30일 충북에서 마늘·양파 재배 농가와 생산자대표 등을 만난다.

협의회에는 또 지방자치단체, 농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등이 참여해 품목별 재배 의향 조사 결과와 적정 재배면적, 면적조절 추진 방안을 폭넓게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적정 재배면적 설정 후 재배 의향 면적 조사 결과와 예상 수급 상황을 농업인들과 공유하는 등 지역별로 면적을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처리난 여파가 내년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조치이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파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대응이 늦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제주 월동채소 중 조수입 1위인 월동무는 1·2차 산지폐기로 간신히 영농비 수준의 가격을 유지했다. 양배추는 전체 재배물량의 10% 이상을 시장 격리하며 가격 지지에 나섰지만 따뜻한 겨울로 생산량이 늘어난 전남 지역에서 조기출하 하면서 고전했다. 조생양파 역시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작황이 좋아 생산량이 늘었다. 전국적으로 중만생 양파 재고가 쌓이는 등 처리난에 봉착하며 역시 산지 격리를 택했다. 마늘 역시 제주 재배면적은 줄었지만 전국적으로 생산량이 늘면서 산지거래 약세와 가격하락을 반복했다.

재배의향면적조사에서 월동무는 평년(최근 5년간 평균) 4410㏊보다 14.1%나 늘어난 5030㏊, 양배추 역시 2020㏊로 평년 1972㏊로보다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정은 여의치 않다. 양파와 마늘 재배면적은 평년 대비 9%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파악됐지만 별다른 대체작목이 없어 특정작목 쏠림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주산지 농협 관계자는 "기획생산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파종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적정 재배면적 유지 논리가 얼마만큼 작동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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