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순심 제주도 통상물류과장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지 10여일이 지나고 있다. 일본정부의 수출규제로 시작한 무역분쟁은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과 일본관광 자제 물결로 이어지면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일 수교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진단한다. 이미 삼성, 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은 수출규제 소재에 대한 대체공급선을 확보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대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일본정부의 이번 조치는 비정상적 도발행위로 한일 양국의 경제에 많은 피해와 깊은 상처를 남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처럼 높아지고 있는 한일 무역분쟁의 파도 속에서 제주도정에서는 올해 상반기 총 1300만 달러를 수출, 홍콩에 이어 두 번째 수출국인 일본을 상대로 제주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출기업의 체질개선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먼저, 일본 동경사무소를 활용해 제주기업의 일본 내 수출상담, 통관 애로 등 현지 비즈니스에 적극 대처하기 위한 특별지원체계를 구축, 운영하고 있으며, '수출규제 대응 전담 TF팀'과 '제주기업 일본수출규제 애로신고센터' 등을 병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해외통상사무소 및 수출규제 애로신고센터를 통해 신고된 제주기업 피해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으나, 도정에서는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도내 수출기업의 현장 불안은 최소화하고 기업경쟁력은 높일 수 있도록 여러 대응방안을 마련, 추진해 나가고 있다.

농부가 뙤약볕을 피하지 않듯이 다가오는 어려움에 미리 겁먹거나 외면하기보다, 장대비 속에 논물을 대는 수고로움이 풍성한 수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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