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장. 따로 고용원을 두지 않는 1인 자영업자를 이른다. 말이 좋아 사장이지 실상은 어려운 경영 사정에 인건비라도 줄여보려는 고육책에 다름 아니다. 직원 없이 혼자 가게를 운영하다보니 당연히 일을 오래 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사회보험 가입 등도 저조해 몸이라도 아파 가게를 쉬게 되면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과 고용불안에 처한 1인 자영업자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이 없는 자영업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2.8시간이었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51.6시간)와 임금근로자(42.6시간)보다 길었다. 또 자영업자 절반 이상은 주당 최대 52시간을 넘는 초과근로를 하고 있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장시간 노동으로 산업재해에 노출될 위험이 크지만 4대 사회보험과 노란우산공제 가입률은 낮았다. 휴·폐업 등 위기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제주지역 역시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올 6월말 도내 자영업자는 11만4000명으로 전체 취업자(38만3000명)의 30%에 달한다. 이 중 1인 자영업자는 8만9000명이다. 도내 취업자들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39.9시간인데 반해 농림어업을 제외한 이들 1인 자영업자의 근로시간은 47.9시간이었다. 사회안전망도 취약했다. 지난해말 도내 노란우산공제 가입자는 1만2762명으로 전체 자영업자의 11.9% 수준에 그쳤다.
자영업은 퇴직·실업 등 고용시장에서 밀려 일자리를 찾지못한 이들의 마지막 선택지라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1인 자영업은 고용원조차 둘 수 없을만큼 생존이 절박하다. 자영업은 경제의 실핏줄이자 서민경제의 근간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지역경제의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 자영업자들의 생계안정을 위한 보다 다각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