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도내·외 12개 팀 우정의 연주 나눠

안제연 청소년기자

음악의 힘은 참 크다. 평소에는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어느 순간 음악의 분위기에 따라 기분이 바뀌기도 하고, 전혀 생각지도 않은 추억을 남긴다.

지난 10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2019 제주국제관악제의 미래를 미리 보는 '청소년관악단의 날' 행사가 열렸다.

이날 하루만 거창청소년관악단·경남필하모닉 청소년관악단·기장청소년 리코더합주단·신세기파이오니아 윈드앙상블.원화여자고등학교 아울로스 윈드오케스트라.대만 시립 쉬페이중학교 오케스트라 등 6개 도외 팀과 대정고 윈드오케스트라·제주여상 윈드오케스트라·오현고 교악대·제주제일고 윈드오케스트라·조천중 청솔 윈드오케스트라·제주제일중 한얼윈드오케스트라 등 6개 제주팀이 음악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한창 에너지가 많은 '10대'의 열정은 음악으로 채울 수도, 또 표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무대가 이어졌다. 율동을 보태 관객을 웃게 만든 팀이 있었는가 하면 수업용이라 생각했던 리코더가 만들어내는 음색이 새로웠다.

지난해까지 이도초등학교 오케스트라로 U-13대회에 참가했던 것과는 또다른 감정이 느껴졌다. U-13대회는 경연이어서 다른 팀의 연주를 제대로 듣기 보다는 음이 맞지 않거나 실수한 부분을 먼저 봤었다. 여름방학 대부분을 소리를 맞추고 경연곡을 연습하는 데 보냈던 기억이 전부였다. 하지만 청소년관악단의 날은 느낌이 달랐다. 여름방학 방과후 수업과 합주 캠프를 통해 연습한 것들을 자연스럽게 꺼내놓는 것이어서 경연 때보다는 마음이 가벼웠다.

학기 중 여러 번 연습에 빠져 마지막까지 곡을 익히느라 힘들었지만 막상 연주를 하다 보면 즐거워졌다. 다른 관악제 무대처럼 모두가 완벽한 연주를 하지는 못했다. 음을 놓치기도 하고 엉뚱한 상황에 박수가 나오는 것 까지 마치 미리 짜놓은 것처럼 어우러졌고 재미있었다.

각자 다른 곡을 연주한 덕분에 30곡에 가까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었다. 처음 만나 낯선 얼굴도 있었지만 같은 악기를 다룬다는 것으로 말을 건넬 수도 있고, 제주의 더위가 처음인 참가자들과 시원한 음료수를 나눠 마시기도 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선배들이 "잘했다"고 응원해 주는 것도 좋았고, "형들 멋져요"하고 외칠 수 있는 것도 좋았다.

객석의 박수 소리는 컸지만 '청소년관악단의 날'에 대한 관심은 다른 관악제 프로그램보다 적었다는 점은 아쉬웠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세계적인 연주자가 되는 것은 개개인의 자질이나 노력도 있겠지만 주변의 관심과 응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년, 그리고 내후년 그 다음 청소년관악단으 날 행사에는 더 크고 우렁찬 함성과 박수가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주제일중 1>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