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사회부차장

유비와 조조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유비와 조조는 리더였지만 성격이 판이하다. 조조는 머리가 좋아 중요한 일은 혼자 계획하고 고민해서 강하게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부하를 다룰 때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면서도 강하게 책임을 묻었다. 유비는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묘사된다. 자신이 어떤 일을 결정하기보다 제갈량과 관우, 장비 등 주변 사람 의견을 듣는 편이다. 유비는 조조보다 객관적으로 볼 때 전술력이나 분석력 등은 떨어지지만 촉한의 제1대 황제에 올랐다. 조조는 지략이 뛰어나다 보니 참모나 주변 사람의 의견보다 자신의 분석이 옳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유비는 자기 생각보다는 제갈량 등 주변 인물이 제시하는 의견을 존중했다.

양윤경 서귀포시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양윤경 시장은 지난해 8월 21일 취임식을 하고 시장 업무에 돌입했다. 양윤경 시장은 취임 당시 "시민과 소통하면서 피부에 와 닿는 시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소통을 강조했다. 양 시장의 이 같은 시정 운영방향에 대해 제주해군기지, 제2공항 등 제주 현안이 서귀포에 있는데다 대형 사업으로 인한 사회 갈등이 심한 상황이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왔다. 또 양 시장은 "형식적인 일회성 소통보다는 시민과 자주 만나서 진솔하게 대화하고 마음을 나누는 진심어린 소통과 협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피력했다. 실제 양 시장은 취임 이후 서귀포 지역 마을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행정시장은 의례적으로 취임 이후 몇 차례 읍·면·동을 방문했지만 양윤경 시장의 마을방문은 1년째 이어가고 있다. 서귀포 지역 105개 마을 가운데 절반이 넘는 70여개 마을을 방문하고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행정시장 권한이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도민들은 행정시 권한 강화 등을 위해 행정시장 직선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 행정시장은 어떤 일을 할 때 혼자 계획하고,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 다소 느리더라도 시민의 목소리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시민들은 권한이 없다는 볼멘소리만 하는 행정시장보다 시민들이 내는 아픈 소리를 듣는 서귀포시장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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