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직속 서귀포시외국어문화학습관이 10여년간 운영하던 주민 대상 원어민 외국어 강좌를 없애기로 하면서 논란이다. 중·고교 강좌를 확대하면서 원어민 강사 인력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다. 주민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강좌였음에도 불구하고 대안에 대한 아무런 고민도 없이 폐지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서귀포시외국어문화학습관은 서귀포시 지역 초·중·고등학생과 교직원, 주민들에게 외국어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09년 문을 열었다. 국제자유도시 시민으로서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민 대상 원어민 영어회화 강좌는 개관 당시부터 반응이 좋았다. 초급 2개 반과 중급 2개 반 등 모두 4개 반으로  진행되는데 늘 수강생이 넘치는 인기 강좌다.  

이처럼 큰 호응에도 불구하고 주민 대상 원어민 영어회화 강좌는 내년부터 폐지될 상황이다. 올 하반기부터 중·고등부 강좌를 늘리면서 원어민 강사 인력 운영에 한계가 있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서귀포시외국어문화학습관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잘 진행되던 강좌의 갑작스런 폐지 방침에 주민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중·고등부 강좌보다 더 인기가 높은 강좌이고 보니 더욱 그렇다. 이에 주민들은 강좌 폐강 결정 취소를 촉구하는 진정을 제주도의회에 제기하기도 했다. 

강좌 폐지에 따른 주민 반발에 서귀포시외국어문화학습관 관계자는 "학습관의 주된 역할은 학생 대상 외국어 강좌 지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글쎄다. 유아부터 노년까지 평생학습이 강조되는 시대다. 더 많은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마땅한데 되레 있던 교육기회를 빼앗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도교육청이 매년 쓰지못하고 남기는 예산도 매년 수백억원에 이르는 마당이다. 예산·인력 지원 확대 등 주민 강좌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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