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이름 없이 사라진 제주해녀들의 항일운동
「한국 현대사와 국가폭력」국가폭력으로 희생된 4·3사건 재조명

 

조국을 빼앗긴 암울했던 시절, 나라를 되찾기 위해 인생을 걸었지만 이름 없이 잊혀진 제주해녀들과, 국가 폭력에 의해 희생된 4·3희생자를 재조명하는 서적이 출간됐다.

지난 10일 발간된 「지워지고 잊혀진 여성독립군열전」은 제주해녀를 포함해 여성독립군을 소개한다.

노랫말로 일본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최초 여성 의병장 윤희순, 만삭의 몸으로 평양경찰서에 폭탄을 던진 안경신 등 여성 독립 운동가들과 함께 제주항일운동에 앞장선 1만7000여명 무명(無名)의 제주 해녀들에 대해 재조명하고 있다.

부춘화, 김옥련, 부덕량 등 해녀항일운동의 주역들에게 대한민국 건국 표창이 수여됐지만 1만7000명이 항쟁에 참여했다는 기록이 있음에도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제주 해녀는 11명뿐임을 지적하고 있다.

이 외에도 청상의 여걸 조신성, 독립군 아내 이애라, 독립군의 큰할머니 왕재덕 등 독립을 위해 목숨  바친 많은 독립군 여성들을 소개한다. 

책의 저자 신영란 작가는 인사말을 통해 "이 책이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그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 작은 단초라도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밝혔다. 초록비책공방·1만6000원.

남북 이데올로기로 점철되는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을 소개하는 「한국 현대사와 국가폭력」이 발간됐다.

'전쟁전야' '전쟁과 국가폭력' '독재정치하의 인권탄압'이란 주제로 나눠져 있다.

전쟁전야에선 민간인 학살의 시발점이었던 대구 10월 항쟁을 소개하고, 제주4·3사건으로 인해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기 시작한 국가폭력을 상세히 기록했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라는 '특수한 권력'은 냉정하고 침착하게 행사되도록 통제되지 못했다. 

이로 인해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 여러 차례 이뤄졌고, 국가란 이름으로 야만적인 '폭력'이 공공연히 자행됐다.

제주4·3사건도 해방 직후 좌우 이념 갈등이라는 소용돌이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이었다. 미국의 후견으로 등장한 국가가 자신의 존재를 구축해나가는 출발점이었다. 이로 인해 국가가 죄 없는 제주도민에게 폭력을 행사했을 뿐 아니라 폭력이 국가 형성을 완성시키는 과정이 되고 말았다.

이는 당시 한국사회에 '반공=빨갱이 혐오'란 사회심리 구조를 만들어 냉전 통치체제 구축의 토대가 됐다.

제주4·3뿐 아니라 여순사건, 예비검속으로 희생된 국민보도연맹사건과 형무소 재소자 집단희생사건 등 많은 국가 폭력을 소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 동안 진행된 과거사 청산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방향과 과제를 새롭게 설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른역사·2만원.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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