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경 제주국제대학교 호텔관광학과 교수·논설위원

국제 항노화 융합산업 발전 포럼이 지난 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에서 개최됐다. 제주지역 항노화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미래성장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뜻깊은 자리였다는 평가다.

항노화(抗老化, Anti-Aging). 말 그대로 노화를 방지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을 뜻한다. 이를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곧 항노화 산업이다. 새로운 개념의 산업이라 할 수 있다.
노화 및 노인성 질환을 예방, 치료, 개선하기 위한 모든 건강증진 행위를 산업과 접목하는 것과 같다.

의학의 발달 등으로 인간 평균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고령화가 급진전하고 있음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2017년 기준 기대수명은 82.7년이다. 이는 전년도 대비 0.3년 늘어난 것이자 OECD 전체 평균보다 2년이나 긴 것이다.

이제 초고령사회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면서 항노화에 대한 관심 또한 세대를 가리지 않고 있다. 관련 시장 규모 또한 확대되고 있음은 당연한 추세다.

항노화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42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시장 역시 2011년 12조원에서 2020년 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항노화 산업을 뛰어넘어 바이오, 관광, 의료산업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융합산업이 강조되고 있다. 항노화 융합산업이 지역경쟁력,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끌어올릴 유망산업으로 주목받기에 이른 것이다.

다른 지자체가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나선 것은 타산지석이다. 경상남도의 경우 기존의 조선과 기계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항노화 산업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경남은 '경남미래 50년'의 주력산업으로 항노화바이오산업을 선정하고 기술개발(R&D)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국내 최대 항노화 산업 관련 박람회도 개최하고 있을 정도다. 

'경남항노화플랫폼'도 구축했다. 기초지자체들도 이에 부응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의령군의 항노화산업 기술개발, 사업화 지원사업과 함양군의 '2020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계획 등이 그것이다. 

부산 역시 'Busan International Anti-aging Expo'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강원 태백시는 78만㎡ 규모의 항노화산업특화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도 이미 2013년에 항노화산업 육성 및 지원조례를 제정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었다. 그러나 후속 사업 추진이 뒤처지면서 자칫 후발주자가 될 우려를 낳고 있다.

사실 제주가 항노화 산업의 최적지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8000여 종에 이르는 각종 약용식물과 700여 종의 바다 식물은 그 바탕이다.

특히 최근에는 해양항노화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해양생물이나 해양자원을 이용해 노화와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제품을 개발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래 신사업으로 인식되면서부터다.

용암 해수는 순환 자원으로서 경제성까지 겸비해 제주만의 독특한 지하수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체에 유용한 아연·바나듐·게르마늄 등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음료·화장품·식품·제약 분야의 고부가가치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로초와 장수의 섬 제주' 브랜드 가치와 맞아떨어지는 항노화 산업의 중요성은 더 강조할 필요가 없다.

지난 8월 9일부터 3일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로하스박람회를 확대 개최하는 것도 한 방안일터다. 건강과 환경이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박람회 취지가 항노화 산업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청년 일자리 창출의 돌파구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항노화 산업이 향후 제주를 먹여 살려줄 미래성장동력산업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은 모두의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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