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이 편해지고 있다. 기존의 불편한 교복을 벗어나 편의성과 활동성을 갖춘 교복으로 바꾸는 학교들이 전국적으로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편한 교복'이 제주에서도 도입될 전망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지난 23일 제5차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이하 공론화위) 회의를 열고 '중·고등학생 교복 개선(편한 교복)'에 대한 정책권고안을 확정했다. 편한 교복은 공론화위의 제1호 의제다.

공론화위는 정책권고안을 통해 여름 교복의 경우 신축성과 통풍성, 비침이 없는 시원한 소재를 활용해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 등을 포함하도록 했다. 또 겨울 교복은 활동성과 보온성을 우선 고려한 편한 자켓과 후드티, 티셔츠 등을 포함하도록 의견을 모았다. 공론화위는 올해말까지 교복 개선을 위한 학교규칙을 개정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특히 학교에서 공론화를 실시할 때 학생 의견을 50% 이상 반영하도록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 교복은 학생의 상징과 같다. 검정과 흰색 일변도였던 교복은 1980년대 초 자율화 정책으로 한때 폐지되는가 싶더니 얼마 안돼 부활한다. 사복을 입으면서 소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으로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과 학생들간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다. 이후 학교마다 색상과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기는 했지만, 양복이나 슈트 스타일로 몸에 꼭 끼는데다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융통성 없는' 교복에 학생들은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

중·고생들은 하루의 대부분을 교복을 입고 지낸다. 편한 교복 도입은 환영할 일이다. 공론화위가 지난달 학생과 학부모, 교사, 도민 등 16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84%가 편한 교복 개선에 찬성했다. 학교에서도 규칙 개정에 서둘러 나섰으면 한다. 아울러 기왕이면 당사자인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해주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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