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탐방객의 답압으로 탐방로 노면이 깊게 파였다.

도, 28일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조사 4차년도 중간보고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5개 탐방로 분석 노면침식형 가장 빈번
식생훼손·난투수층 변화 침식 가속화…대책 마련 시급 지적

매년 100만명이 제주 한라산을 찾으면서 탐방로 훼손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도는 28일 한라수목원에서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 4차년도 용역 중간보고회'를 개최했다. 

학술조사는 한라산천연보호구역 기초자료를 확보,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2016년부터 올해까지 4년에 걸쳐 이뤄지는 사업이다.

용역을 맡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어리목·영실·성판악·관음사·돈내코 등 5개 탐방로

방문객은 2016년 107만명, 2017년 100만명, 2018년 90만명 등으로 매년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탐방로 훼손진행 단계를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는 노면침식형, 2단계는 샛길형과 수목뿌리노출형, 3단계는 노면불편형(노면폭협소형)이다.

한라산 5개 탐방로 가운데 가장 빈번한 훼손 유형은 1단계인 노면침식형으로 347건이다.

훼손 빈도수를 살펴보면, 성판악 탐방로(107개)에서 노면침식형 훼손 현상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이어 돈내코 91개, 관음사 82개, 어리목-남벽분기점 41개, 영실 26개 등 순이다. 

탐방로 훼손으로 나무의 뿌리가 노출되는 훼손진행 2단계 수목뿌리노출형은 노면침식형에 이어 두 번째로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5개 탐방로의 수목뿌리노출형의 빈도수는 215건으로 성판악이 61건, 관음사가 63건, 돈내코 56건 등 순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대부분 급경사 지형인 한라산 탐방로가 탐방객의 답압으로 식생훼손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면침식으로 인해 지표가 토양에 물이 투과되지 않는 난투수층으로 바뀌어 비가 내리면 지표에 고여 있던 물이 토양으로 흡수되지 않고 움직이며 토양을 유실시키고 노면 침식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조사했다. 

노면침식은 1단계 훼손유형에 속하지만, 암반·뿌리노출, 노폭확대와 비탈붕괴 등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도는 오는 11월 4차년도 학술조사가 마무리되면, 기초자료를 토대로 탐방로 훼손 예방 등 대응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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