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땅에는 축제다운 축제가 없을까. 축제라는 거창한 간판을 매달고 펼쳐지는 행사는 왜 매번 썰렁하기만 한 걸까." 17일 오후 3시 제주시청 열린정보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새로운 대안-거리문화, 2002 제주 ‘머리에 꽃을’ 거리예술제 준비 세미나」에서는 우리 시대의 축제 문화에 대한 진지한 토론의 자리였다.

 비영리 프로젝트 거리공연팀인 Terror J(단장 오경헌)가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진 대구거리마임축제 준비위원장은 “축제란 즐겁고 좋은 것, 즉 우리말로 굿이다”고 정의한 뒤 “따라서 우리 축제의 원형은 마을 굿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위원장은 “축제의 본질은 인간 사이의 소통에 있으며, 소통이 원활한 축제만이 진정한 축제”라면서 “왜곡된 정치적·역사적 흐름 속에서 끊겨버린 그 소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길거리공연문화가 활성화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유정 제주문화연구소장은 “문화에도 고급과 저급이 있다는 등의 고정관념에서 먼저 탈피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길거리 공연문화가 건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목표의 명확화, 거리문화의 자원화 등의 전략적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는 주제 발표와 토론을 거쳐 ‘문화적 특권의식과 폐쇄성에 젖어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길을 가기 위해 거리로 뛰어든 자가 되겠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채택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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