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 8강전은 4경기 중 무려 3경기가 승부차기로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고는 중경고와 전후반을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승을 거둬 4강에 진출, 역시 마산공고를 접전 끝에 승부차기로 이긴 안양공고와 결승 진출티켓을 다투게 됐고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백록기 정상에 올랐던 안동고는 백암종고를 꺾고 학성고를 승부차기로 누른 동북고와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한편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안민상(신한고·6골)이 주춤하는 사이에 이상진(안양공고)이 5골째를 기록해 팀 동료인 배상준과 함께 공동 2위로 뛰어오르며 득점왕 경쟁에 본격 가세했고, 안동고의 이용승도 8강전에서만 두 골을 터뜨리며 4골째를 기록했다.

◆신한고 0(3<승부차기>1)0 중경고
신한고가 2경기 연속 승부차기승을 거두며 제7회 백록기 우승팀 중경고를 누르고 9년만에 전국대회 4강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80분간 밀고 밀리는 공방 끝에 득점없이 비긴 두 팀의 경기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정환조(신한고)와 김아셀(중경고)의 골키퍼 대결에서는 첫 키커로 나선 득점 선두 안민상(6골)의 킥을 김아셀이 막아내 중경고 쪽으로 승부가 기우는 듯했으나, 정환조가 역시 중경고의 첫 키커 강주현이 찬 슈팅이 정면으로 날아오는 것을 잡아내 균형을 이뤘다.

운명을 가른 것은 3·4번 키커. 신한고는 최지용과 이광열이 잇따라 승부차기를 성공시켰으나, 중경고는 조성민의 킥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온 데 이어 김경석의 슈팅마저 정환조의 손에 걸려 5번째 키커의 차례까지도 가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안양공고 2(3<승부차기>1)2 마산공고
3회 대회 정상에 올랐던 안양공고가 지난해 금강대기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마산공고와 2골씩을 주고받는 명승부를 펼친 끝에 승부차기에서 이겨 3년만에 대회 4강에 안착했다.

전반 14분 김근섭의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온 안양공고는 전반종료 직전 우관식의 오른쪽 센터링을 이어받은 이상진이 선취골을 뽑아낸 뒤 후반 13분 김현기가 추가골을 터뜨려 2-0으로 여유있게 앞서나갔으나 내리 두 골을 뺏기며 동점을 허용,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겨 승리했다.

올 무학기 우승팀인 마산공고는 후반 25분 이승헌이 한 골을 만회, 추격의 불씨를 당긴 뒤 29분 송선명이 동점골을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승부차기에서 3명이 실축하는 바람에 4강 티켓을 안양공고에 넘겨줘야 했다.

◆동북고 0(4<승부차기>2)0 학성고
지난해 전국대회 3관왕에 올랐던 동북고가 울산의 강호 학성고를 승부차기에서 이기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경기의 주도권은 조직력에서 앞선 동북고가 잡았지만 학성고도 이탈리아 프로축구 리그인 세리에A 2부리그 진출이 확정된 이진호의 빠른 돌파를 앞세워 날카로운 기습공격으로 맞섰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동북고는 4명의 키커가 모두 골을 성공시킨 반면, 승부차기 직전 골키퍼까지 교체하며 승부수를 띄운 학성고는 2번 키커가 실축한 데 이어 4번 키커의 슈팅마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4강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안동고 3-1 백암종고
백록기 대회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안동고가 신생팀 백암종고의 돌풍을 잠재우며 4강에 진출, 사상 첫 대회 3연패 문턱에 한발짝 다가섰다.

전반 2분 이용승이 페널티에어리어 중앙에서 오른발 슛으로 백암종고 골망을 흔들며 기세를 올린 안동고는 후반에도 박동성이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가슴으로 트래핑, 순식간에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추가골을 터뜨려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선수 전원이 1학년으로 구성돼 창단 4개월여만에 8강까지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백암종고는 비록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0-2로 뒤진 후반 백승민이 혼자 안동고 수비수 2명을 따돌리며 문전으로 대시, 한 골을 만회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앞으로 고교축구 판도를 뒤흔들 신흥 강호의 출현을 예고했다.

안동고는 인저리 타임이 적용된 후반 41분 이용승이 팀의 4강 진출을 자축하는 쐐기골을 터뜨렸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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