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절반 비 날씨에 이어 9월도 연일 비에 태풍까지 농작물 관리 비상
감귤 병충해와 열과 피해, 최근 파종한 당근 등 밭작물 생육지장 우려 

"연일 이어지는 비 날씨에 병해충 방제를 못해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올여름 초기 가뭄이 이어지더니 8월 중순부터는 장마라도 시작된 듯 하루걸러 비가 내리면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올해 날씨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변덕이 심하다.
지난달 제주에는 15일간 비가 내렸다. 이달 들어서도 2일부터 오는 6일까지 빗방울이 예보되면서 궂은 날씨 속에 농작물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음이 넉넉해야 할 추석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제주지역 농심(農心)은 무심한 하늘만 바라보며 내쉬는 한숨과 함께 하염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서귀포시 상효동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양모씨(49·여)는 연일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고 있다.

양씨는 최근 사나흘이 멀다고 쏟아지는 폭우에 방제를 제때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감귤에 뿌린 약제가 그날 또는 다음날 내린 비로 씻겨 내리면서 평소 2주일에 한 번 방제를 하는 영농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

양씨는 "2주일에 한 번하던 방제를 최근 일주일에 한 번하고 있어 영농비가 크게 늘었다"며 "더구나 비 날씨로 감귤 품질이 떨어질까 걱정이 앞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감귤은 이때 방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검은점무늬병(흑점병)에 걸릴 우려가 높다. 

또 빗물을 많이 먹은 감귤 열매가 커지면서 감귤이 벌어지는 '열과'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밭작물도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주 동부지역에는 최근 파종을 끝낸 당근밭이 빗물에 잠겼고 서부지역은 양배추와 마늘밭 등이 빗물에 잠겨 생육 지장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재파종을 하려 해도 모종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오는 6일부터는 제13호 태풍 '링링'이 제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보돼 비뿐만 아니라 강한 바람에 의한 피해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제주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9월로 접어들면 화창한 날씨로 감귤 당도가 오르는 시기인데 가을장마로 인해 당도가 낮아질까 우려된다"며 "또 빗물에 잠긴 당근 등 밭작물도 생육 불량으로 제주 농가 모두 영농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영향도 우려되는 만큼 철저한 농작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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