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감귤연구소명예연구관 / 감귤마이스터 / 논설위원

제주도 농산물의 주력인 감귤의 조수익이 2016년산과 2017년산에 이어 2018년산도 9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산의 6022억원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생산액이다. 이렇게 3년 연속 조수익이 높았던 이유는 생산량도 적당했지만 가을 날씨가 뒷받침되어 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만약 2018년산의 경우 10월달 출하초기 극조생이 부패가 적었거나 2019년도 설에 한라봉이 조기출하만 안되었어도 1조원 매출은  달성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현재와 같은 적정 생산과 동시에 극조생의 부패율 감소와 만감류 특히, 한라봉의 조기출하만 자제한다면 감귤 산업 1조원을 훌쩍넘어 제2의 대학나무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서귀포시에서 발표한 2022년도 서귀포시 감귤조수익 1조원 달성도 실현 가능할 것이라 여겨진다.

물론 이런 목표가 노력없이 저절로 달성되지는 않을 것이다. 농가와 생산자단체 그리고 행정이 모두 힘을 합쳐 각자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에서 출발할 것이다.

조수익 1조원 달성을 위한 역할분담으로 우선 생산자는 고품질감귤을 생산해야만 한다. 겨울철에도 딸기와 같이 맛좋은 국내 경쟁 과일도 많고 오렌지나 체리 등 수입농산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져 맛있는 감귤을 생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현실을 직시해 고품질 생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주요 실천사항으로 간벌과 방풍수제거, 성목이식, 토양피복재배(일명 타이벡재배)는 필수로 여겨진다. 토양피복재배란 피복을 과수원 바닥에 설치해 빗물 등 수분을 일정기간 동안 토양에 스며들지 않도록 인위적으로 조절하며 토양 및 뿌리를 건조시키고 피복에서 난반사 되는 빛을 통해 광합성 효율을 높여 당도향상을 통한 고품질 과일을 만드는 재배기술이다.

둘째, 농·감협 등 생산자 단체의 경우 농가가 힘들어하는 일들을 해결해 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예를들면 농가들의 한라봉 조기출하로 가격폭락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질책만 할것이 아니라 왜 조기 출하할 수밖에 없는 원인을 분석해서 해결해 주면 된다. 농가입장에서 보면 한라봉의 경우 설 명절 때가 최대 수요 시기이고, 설 직후 거의 1개월간 수요 급감에 가격도 폭락해 왔다. 설에 출하해야 그나마 수익이 되고 다음해 해거리 방지를 위해 수세회복도 가능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따라서 덜 익은 한라봉이 출하되지 않도록 행정과 연계하여 매취사업 등을 통해 출하조절이 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노령화, 인력부족 등의 문제는 현재의 수확단 운영을 좀 더 개선해야 하겠다.

셋째, 행정은 맛없는 감귤의 조기출하가 감귤 이미지에 먹칠한다는 것을 감안해 완숙과를 출하하는 농가들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할 것 같다. 완숙과 수확·판매는 소비자와의 약속이고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수확하고 판매해야겠다는 욕심으로 충분히 완숙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확·판매를 하다보니 감산(減酸)이 안된 신감귤이나 상품성이 없는 감귤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기에 완숙된 맛있는 감귤 출하 농가야말로 조수익 1조원 달성에 큰 기여를 하는 농가들이기 때문이다. 반면 품질 기준 이하의 한라봉 출하에 대해서는 조례에 따라 철저한 단속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2006년 제정되었지만 거의 사문화된 한라봉 품질 조례를 최근 개발된 비파괴 휴대용 당도측정기를 통해 계도 및 단속으로 조기 출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외도 포장 및 거래단위도 관(3.75㎏)에서 ㎏으로 전환되길 원한다. 모든 작물이 ㎏단위로 거래되는데 아직 감귤만은 일제시대때부터 사용되온 관으로 거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본문화 잔재(와새-조생감귤)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가 수익률 증대를 위해서라도 ㎏단위의 거래 정착이 중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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