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쏟아지는 가을 장맛비도 모자라 이젠 태풍 소식까지 들려오고 있다. 제주지방기상청은 한반도로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이 이번 주말 제주에 직접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보했다. 특히 '링링'은 현재 점점 세력을 키우면서 제주를 지날 때는 중심기압이 970hPa,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시속 126㎞, 강풍 반경 320㎞, 강도 '강'의 중형 태풍으로 강력해질 전망이다.

제주지역은 가을태풍과 악연이 깊다. 가을에 닥친 태풍으로 입은 피해가 만만치않은 탓이다. 역대 가장 많은 피해를 남긴 태풍 '나리'도 2007년 9월에 발생했다. 하루 최대 590㎜의 물폭탄으로 하천 범람과 침수 피해 등이 속출하면서 1307억4600만원의 재산피해와 13명의 사망자를 냈다. 2003년 9월 제주를 강타한 '매미'는 2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재산피해는 500억원에 이른다. 1959년 추석 전날 내습한 '사라' 역시 9월 태풍으로 11명이 숨지고 107명이 다쳤으며 재산피해는 25억여원에 달했다.

'링링'이 가을태풍이라는 것과 함께 걱정을 더욱 키우는 것은 제주가 바람이 강한 태풍의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그래도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장기간 비가 내리고 있는 마당이다. 이번주에도 내내 비가 예보돼 있다. 벌써 20여일 가깝게 이어지고 있는 긴 가을장마에 태풍까지 내습한다면 심각한 침수 피해나 산사태 등이 우려된다. 가을 수확기와 파종시기를 맞은 농작물 피해도 더욱 커질 것은 물론이다.

태풍은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로 피해를 100% 예방은 어렵다. 하지만 사전에 얼마나 철저히 대비하느냐에 따라 피해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지자체는 재해취약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경계를 늦춰서는 안된다. 농작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린만큼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가을장마에 이어 닥친 태풍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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