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자료사진

실제 개물림 사고도…입소 동물 4년 새 3배 급증
반환 4%·분양 13% 수준 불과…안락사 55% 달해

제주지역에 늘어나는 유기동물로 인해 도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유기된 동물들이 길거리를 배회하면서 개물림 사고로 이어지는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13일 오전 5시께 서귀포시 신효중앙로 인근 가정집에 담을 넘고 들어온 검정 대형견이 집주인 박모씨(62·여)의 팔을 물어뜯는 등 개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박씨는 도내 병원 3곳을 포함해 모두 5곳에서 입원 및 봉합수술 등을 받으며 1000여만원의 병원비를 지출했으며 정신적인 충격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개는 유기견으로 현재까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도내 곳곳에 배회하는 유기견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제주동물보호센터에 입소한 유기동물도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5일 제주동물보호센터에 따르면 센터에 입소한 유기동물 수는 지난 2015년 2233마리(개 2071마리·고양이 162마리)에서 2016년 3027마리(개 2704마리·고양이 323마리), 2017년 5828마리(개 5296마리·고양이 532마리), 지난해 7979마리(개 7177마리·고양이 802마리) 등 최근 4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8월 기준 5482마리(개 5062마리·고양이 420마리)가 제주동물보호센터에 입소했다.

문제는 이 가운데 소유주에게 반환하거나 동물을 애호하는 도민에게 분양하는 사례가 드물면서 인도적인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올해 입소한 유기동물 5482마리 가운데 반환한 유기동물은 241마리(개 236마리·고양이 5마리)로 4% 수준에 그쳤으며 분양한 유기동물도 707마리(개 575마리·고양이 132마리)로 13%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안락사 처리한 유기동물은 3001마리(개 2947마리·고양이 54마리)로 절반이 넘는 55%에 달하면서 관계당국의 철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최근 동물보호센터 보호환경 개선공사를 완료하면서 하루 최대 보호두수를 확대했지만 급증하는 유기동물을 모두 보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동물 유기를 방지하기 위해 동물보호조례를 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이에 대한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