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확 기대했는데 피해복구 막막”

서귀포시 천혜향 시설하우스 8동 350여그루 전파
1년간 힘들게 관리했는데 유류·인건비 등 손실만

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7일 오후 서귀포시 서호동 천혜향 시설하우스 농가로, 시설을 관리하는 이윤환 할아버지 피해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김경필 기자

제13호 태풍 ‘링링’이 휩쓸고 간 7일 오후 서귀포시 서호동 한 농가. 8년 전 비닐하우스를 시설해 천혜향을 재배하고 있는 곳이다.

비바람을 견디지 못해 무너진 비닐하우스는 태풍 ‘링링’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하우스시설을 지탱하는 기둥은 종잇장처럼 휘어 있었고, 비닐들도 여기저기 찢겨져 재사용이 불가능해 보였다.

하우스 내부에 있던 천혜향도 큰 피해를 입었다. 하우스시설에 눌려 나뭇가지와 기둥이 부러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나마 양호해 보이는 나무들도 하우스시설이 넘어지면서 기울어진 상태였다. 하우스시설과 연결한 줄 때문이라는 것이 농가 설명이다.

천혜향의 경우 노지감귤과 달리 열매가 커지면 가지가 부러질 수 있어 일일이 끈으로 하우스시설과 연결해야 한다.

천혜향 하우스시설을 관리하는 이윤환 할아버지(78)는 “전에는 피해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갑작스런 돌풍에 하우스가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2000여㎡ 규모의 하우스시설 8동이 전파되고 천혜향 350여 그루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태풍 ‘링링’이 몰고 온 비바람에 1년 농사를 망친 상황이다.

이 할아버지는 “매년 천혜향 재배를 통해 500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올해는 힘들었지만 열매가 잘 열려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피해복구를 해야 할지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천혜향 하우스 옆에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기는 하지만 천혜향 수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시설재배에 들어간 유류비와 인건비, 농약 구입비 등을 생각하면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피해복구도 걱정이지만 앞으로가 더 막막하다고 했다.

이 할아버지는 “하우스시설과 부러진 천혜향 나무를 정비하고 나면 사실상 농사를 다시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몇 년간 수입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태풍 피해를 입은 하우스시설을 현장 확인한 후 피해복구 지원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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