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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도소매업·음식숙박업 대출만 1641억원 ↑ 전년 전체 60% 넘어
비은행금융기관 포함 규모 커져…업황 부진·상환능력 저하 파장 우려

자영업 대출 증가 추이가 심상치 않다. 업황 부진 속에서 대출이 늘어나는 '버티기' 상황에 경기 악화가 진행될 경우 제주 지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영세자영업자가 몰려있는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 대출이 올 상반기 1641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해 2722억원 늘었던 것을 감안하면 증가세가 가파르다. 한국은행 자료는 시중은행 자료만 집계하고 있어 비은행금융기관 등을 포함하면 대출 규모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둔화로 자영업·소상공인 등 골목상권 위축이 심화하며 각종 정책자금 지원이 이어졌지만 결론적으로는 빚만 늘어난 셈이 됐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점 대출은 지난해 3분기만 915억원이 늘어나며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4분기만 531억원으로 증가세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상반기 다시 급증했다.

도·소매업 대출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1%(2221억원) 증가했다. 전년동기비로는 역대 최고치다. 2분기도 전년동월대비 15.8%(2122억원) 증가하는 등 2018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두 자리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숙박업 대출은 2분기만 전년동기에 비해 8.5%(970억원) 늘었다. 숙박업은 개발 바람을 타고 지난 2016년 1분기까지 전년 동월 대비 20%대 급증 추세를 보였다. 2016년 2분기 16.5%, 3분기 12.8% 등 소강 상태를 보이다가 4분기부터는 한자리 대로 줄었다.

사드 보복 여파를 겪은 2017년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4%대 증가로 버텼던 상황은 지난해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만 전년동월 대비 901억원(8.3%) 늘어났고 올해도 1분기 6.9% 늘어난데 이어 2분기 증가폭을 늘렸다.

주택경기 위축으로 힘들었던 부동산업도 올1분기만 전년동기 대비 15.9%(2017억원), 2분기도 16.4%(2187억원)로 대출 비중이 증가했다.

14만명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할 만큼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도 있지만 경기 부진으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는 기존 자영업자들이 빚을 늘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이 늘어났다는 것은 빚을 돌리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상황이 더 나빠진다면 가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는 등 계층 사다리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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