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제주지방경찰청 여성보호계장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영화는 아빠와 엄마, 두 명의 자녀에 대한 이야기로, 아빠의 폭력으로 인해 가족들이 받는 고통을 그려낸 영화다. 영화에선 아빠라는 존재가 연약한 가족들에게 가장 무서운 존재로 등장한다. 어린 아들의 눈에는 아빠라는 존재가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지는데, 이를 지켜본 시청자에게 등골을 오싹하게 만든다. 가정폭력은 어린 자녀들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주게 된다. 아이들이 폭력에 노출되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성인이 돼서도 폭력 성향을 띄게 된다. 그만큼 가정폭력 피해는 모든 폭력 행위의 씨앗이 된다. 그래서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곧 추석이다. 추석 연휴에는 가정폭력 신고가 늘어난다. 2018년 제주도 112신고 통계를 보면 추석 연휴 일일 평균 신고량이 17.4건으로 평일 신고 10.7건보다 6.7건이 많다. 우리 경찰은 가정폭력에 신고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1단계는 명절 연휴기간 이전에 최근 신고 이력과 재발 우려가 높은 가정을 선정해 폭력 행위가 지속되는지 점검한다. 2단계로 연휴기간에 폭력이 발생하면 관련 기관과 합동으로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또한, 피해자들이 상담소나 보호시설 등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유관 기관과 연계해 피해자 보호에 노력할 것이다.

영화 제목처럼 가족이 헤어진다고 해도 혈연을 인위적으로 끊을 수 없다. 
우리는 피해자들이 폭력 피해에도 불구하고 부끄럽게 여겨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그런 사회 분위기를 바꾸는데 노력해야 한다. '남의 삶에 끼어들 필요 없다'거나 '시끄러워서 신고한다'는 무관심에서 벗어나 '가정폭력이기 때문에 신고한다'는 우리 주변의 관심에서부터 폭력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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