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사회부 차장

최근 서귀포 지역에서 서귀포의료원 운영을 제주대학교병원에 위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서귀포의료원이 공공병원으로써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산남지역 의료 서비스 질이 하락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귀포의료원 제주대학교병원 위탁운영 촉진 추진협의회가 지난달 12일부터 31일까지 서귀포 시민을 대상으로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인 결과 서귀포시 전체 인구의 45.5%인 8만6837명이 서명했다. 서귀포보건소가 도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서귀포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81.2%가 서귀포의료원 운영을 제주대학교병원에 위탁하는 방안에 찬성했다. 서귀포 시민들이 서귀포의료원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도 '원하는 진료과가 없어서' '의료원을 못 믿어서' 등으로 나타났다.

김상길 서귀포의료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탁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상길 원장은 "서귀포의료원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가운데 그나마 종합병원 역할을 하는 몇 안되는 의료원 가운데 하나"라며 "서귀포의료원이 고속성장하는 이 시점에 해묵은 위탁이슈가 왜 갑자기 불거졌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또 "올해 20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며 "공공보건의료평가에서도 92.6점을 받아 사상 처음 최고등급인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탁문제가 불거진 뒤로 서귀포의료원이 흔들리고 있다"며 "서귀포의료원이 무너지면 피해는 시민들이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

서귀포의료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시민은 서귀포의료원을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서귀포의료원은 잘하고 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이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아무리 높인다고 하더라도 시민으로부터 격려의 박수를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서귀포 시민들이 서귀포의료원을 제주대학교병원에 맡겨야 한다고 요구하는지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열악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서귀포 시민들이 서귀포의료원 위탁 운영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제주도와 도의회, 제주대학교병원은 서귀포 시민의 절실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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