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산가족 김용남 할아버지 2살 때 아버지와 이별
북한에 있는 두 여동생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 못 들어
제주적십자사 추석선물도 전달 "상봉 위해 노력 지속"

"사진 한 장으로만 기억하는 우리 아버지 추석만 되면 더욱 그립습니다"

서귀포시 남원읍에 거주하고 있는 김용남 할아버지(74)는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모두가 즐거워야 하지만 '가족'만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북한에 여동생 2명을 둔 이산가족인 김 할아버지는 1948년 제주4·3 당시인 2살 때 아버지가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떨어지게 됐다.

이후 아버지가 북한에 거주하고 있던 친척들의 권유로 1957년 두 동생과 함께 평양으로 넘어가면서 현재까지 줄곧 떨어져 살아왔다.

김 할아버지는 지갑에서 아버지 사진 한 장을 꺼내면서 "당시 아버지 얼굴을 기억나지 않지만 현재 남은 사진 한 장으로 아버지를 기억하려고 하고 있다"며 "여동생 둘도 얼굴을 본적이 없기 때문에 추석 명절만 되면 울컥하게 된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할아버지는 1992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마지막으로 북한과의 소식이 끊긴 후 현재까지 두 동생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대한적십자사에 이산가족 등록 등 여러 방면으로 두 동생에 대한 소식을 알아보려 노력했지만 현재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김 할아버지는 "북한에 있는 아버지 묘소를 이장하려고 했지만 허가가 안나 실패했다"며 "아버지 유품을 전달 받고 제주에 묘소를 만들었다. 자주 찾아뵙고 제사도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있는 동생 소식을 한번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라며 "칠십을 넘긴 지금도 동생을 만날 날만을 기다리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오홍식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회장도 본보 취재진과 동행해 김 할아버지에 대한 격려와 함께 과일과 송편 등 추석선물을 전달하면서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오홍식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회장은 "더 많은 이산가족 분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과 만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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