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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 증가율 상승 속 60세 이상·일용근로자만 늘어
제주시 '은퇴 전 실업' 서귀포시 '청년 이탈' 온도차

제주 고용시장이 늙고 무기력해지고 있다. 구직 증가율은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청년은 일자리를 찾기 보다 짐을 싸 떠났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고용 지표 속 제주다. 2분기를 기준으로 취업자가 3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명 늘었다. 경제활동인구가 1만4000명 증가하면서 4000명은 실업자로 남았다.

연령별로 15~29세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30대(30~39세)도 3.6% 줄었다. 60대 이상이 15.8%나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을 기준으로 2분기 제주 신규 구인인원은 6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5%나 줄어든 수치다. 반면 신규 구직 건수는 9000건이나 됐다. 전년 동기 대비 18.0%나 늘어나는 등 전국에서 가장 높은 구직증가율을 기록했다.

정책 자금 투입에 따른 공공 일자리 창출 효과라는 게 고용시장 안팎의 중론이다.

2분기 사무종사자가 13.9% 줄었고 농림어업숙련자(11.6%)와 기능·기계조작·조립·단순노무종사가(8.4%)는 늘어나는 등 일자리 간 편차가 컸다. 경기에 민감한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4.4% 줄었다. 제조업 취업자도 3.4% 감소하는 등 경기 둔화 상황이 반영됐다.

일을 잃거나 내려놓은 40·50대는 사업·개인·공공서비스 등에서 기회를 찾았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가 전년 동기 대비 8.0%, 고용원을 두지 않은 자영업자는 11.0% 늘었다. 정책 자금 투입으로 단기·노인일자리가 늘어나며 일용근로자만 19.0% 급증했다. 

취업자 수가 늘어난 만큼 생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사정은 제주시보다 서귀포시가 더 심각했다.

올 상반기 제주시 고용률은 66.2%, 서귀포시 고용률은 70.2%로 4.0%포인트 차이가 났다.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각각 0.6%포인트, 1.1%포인트 하락했다. 노인 일자리가 좌우했다. 지난해 하반기 제주시 65세 이상 고용률은 41.9%로 상반기 대비 7.4%나 뛰었다. 올 상반기 0.5% 감소하며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55세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감소폭이 0.9%포인트로 늘어난다. 같은 기준 50~64세 고용률도 2.0%포인트 줄어드는 등 '은퇴 전 실업'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서귀포시는 지난해 하반기 55.0%던 65세 이상 취업률을 지켰다. 55세 이상 고용률은 66.9%로 전분기 67.7%에 비해 1.2%포인트 줄었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38.2%로 전분기(41.3%) 대비 7.5%나 감소하며 제주시(청년 고용률 42.4%)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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