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고용시장이 좀체 활력을 찾기 어렵다. 정책자금 투입에 따른 단기·노인 일자리만 늘고 청년층과 중장년층은 일자리를 찾지못하는 탓이다. 고용시장이 늙고 무기력해지면서 제주경제 성장축도 휘청이고 있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이 분석한 올 2분기 고용지표를 보면 도내 고용사정은 썩 좋지 않다. 취업자 수가 38만1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명 증가했지만 경제활동인구가 1만4000명 증가하면서 4000명은 실업자로 남았다. 일자리 찾기도 쉽지 않다. 신규 구직 건수가 9000건으로 전년보다 18%나 늘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구직증가율을 보였지만 신규 구인 인원은 6000명에 그쳤다. 고용사정 악화는 연령별 취업자수에서도 나타난다. 고용 핵심계층인 20대 취업자수가 3.8% 감소한데 이어 30대에서도 3.6%가 줄었다. 반면 공공자금을 투입한 노인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60대 이상은 15.8%나 증가했다. 

일자리 질도 걱정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있는 사무종사자는 지난해보다 13.9% 감소하고 제조업 취업자도 3.4% 줄었지만, 농림어업숙련자(11.6%)와 단순노무자(8.4%)는 증가했다. 정책자금 투입으로 단기·노인일자리가 늘면서 일용근로자도 19%나 급증했다. 그런가하면 일자리를 잃거나 찾지못한 40~50대 중년층은 창업에 나섰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전년보다 8%, 고용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사장'도 11% 늘었다. 

지금의 제주 고용시장은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들 들여 만든 공공 일자리사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런 일자리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재정에 의존한 고용정책은 단기·노인일자리만 대거 양성하고 고용시장을 왜곡할 뿐이다. 제주경제가 활력을 찾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양질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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