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정상적인 태반은 태아가 분만하고 난 뒤 만출된다. 태반 조기 박리는 착상돼 있던 태반이 태아 분만 전에 일부분 또는 전체가 자궁에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은 원인 불명이나 산모가 고령이거나 출산 횟수가 많을수록 더 발생하며 산모가 고혈압이 있거나 임신중독증이 있으면 발생 위험도가 높다.

주요 증상은 통증을 동반한 출혈이다. 출혈량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은 출혈 부위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혈액이 자궁과 태반 사이에 고여 있으면 밖으로 출혈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고, 초기나 경증일 때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고 아프더라도 임신 시 자주 보이는 조기 분만 진통이나 단순한 하복통으로 생각돼 오진하는 경우가 흔하게 발생한다. 초음파로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자궁 출혈이나 배가 계속 뭉쳐 있는 등의 증상과 진찰 소견이 매우 중요하다.

태반 조기 박리가 발생할 경우 태반을 통한 산소공급이 차단돼 태아가 위험해 질 수 있다. 따라서 혈액검사, 태아감시장치, 초음파 검사 등 태아 및 산모 상태를 알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중증도와 상관없이 입원해 태아와 산모의 경과를 지속적으로 면밀히 지켜봐야하며, 증세가 심해지거나 태아 곤란증이 예견되면 즉시 제왕절개를 실시한다. 짧은 시간에 중증으로 악화되므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태아는 대부분 사망하고 시간이 갈수록 산모가 저혈압이 오거나 혈액 응고 장애가 올 수 있어 위험하다. 

출혈이 있거나 복부 통증이 있는 경우 반드시 병원에 가서 태아와 산모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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