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 차장

1992년 개봉한 '그들만의 리그(A League of Their Own)'는 미국의 스포츠, 코미디, 드라마 영화다. 

1934년 제2차 세계대전으로 대부분의 남자 야구 선수들이 전쟁에 참전하게 되자 미국 프로야구계는 사라질 지경에 처하게 된다. 그러자 구단주들은 여성들을 모아 여자 야구단을 결성한다. 결성된 야구단은 모두 6개. 도티와 키트 자매 역시 야구단에 소속이 되고 과거 유명한 야구 선수였으나 이제는 술주정뱅이가 된 듀간 감독과 한 팀이다. 그는 야구선수가 됐다는 사실에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들에게 감동받아 열성적으로 경기에 임하게 되고 관중들도 점차 관심을 둔다.

여성 선수에게 미니스커트 유니폼을 강요하고 메이크업을 강조하는 등 당시 사회의 부당한 모습들이 코믹하게 그려진 수작으로 1992년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 등재됐다. 

영화 제목 '그들만의 리그'는 이제 서민들이 경험할 수 없는 특권층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서민과 다른 계층들의 사람들이 자신들끼리만 살아가는 세상으로 보통 '재벌들이 사는 세상', '권력집단의 사는 세상' 등 짐작만 할 뿐 몸소 체험하거나 확인하기도 어려운 세계를 의미한다. 

명절에 형성되는 여론은 민심을 가늠할 '바로미터'다. 

흩어져 있던 가족과 친지들이 모이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밥상머리' 대화는 추석 이후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추석이 내년 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으로 꼽았다.

하지만 나흘간 이어진 추석연휴기간 제주도민들은 가을태풍과 장마로 인한 감귤 및 농산물 피해, 지역경제를 걱정했다.

200여일 앞둔 총선과 도의원 보궐선거에 대한 관심은 생각보다 적었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도 그렇지만 불황과 침체로 늪에 빠진 지역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재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 정치권이 강한 리더십 부재로 중앙은 물론 지역정치에서도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고 '그들만의 리그'가 되도록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지역 정치권에 대한 질타와 함께 정치적 리더십을 요구해야 한다. 정치가 아무리 신물 나더라도 유권자의 의무와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 

우리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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