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만감류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면서 농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17일 제주퍼시픽 호텔에서 '합리적 만감류 정책 대안 마련을 위한 농업인 100인 숙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가격 하락과 조수입 정체로 위기를 맞고 있는 만감류 재배의 문제점들을 반성하고 경쟁력 강화와 제값받기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김덕문 도농업인단체협의회 정책부회장의 '제주 만감류 경쟁력 강화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발표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제주산 만감류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라봉 3㎏당 가격은 2016년 1만1923원에서 2017년 1만1545원, 지난해 1만895원으로 떨어졌다. 천혜향(3㎏당)의 경우도 2016년 1만5907원이던 것이 2017년 1만5203원, 지난해에는 1만4261원으로 하락했다. 또 만감류 조수입은 2016년 9114억원, 2017년 9458억원, 지난해 9402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제주산 만감류의 고전은 무엇보다 적기에 수확하지 않는 원인이 크다. 실제 만감류들은 설 명절 특수를 겨냥해 1~2월에 미숙과가 조기출하 되는 실정이다. 당연히 품질과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가격도 하락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품질기준도 정확히 없다보니 출하 때 농·감협 직원들이 품질을 자체적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이날 품종별 상품 기준 마련, 출하전 검사제 도입과 농가 인식 개혁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농가의 적기 출하는 말할 것도 없다.

제주산 만감류는 한때 고소득 작물로 각광받았지만 지금은 타지역 만감류는 물론 외국산 오렌지 수입으로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품질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농가들도 이를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백번, 천번 말로 해봐야 아무런 소용없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