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이 제주도시설공단 설립 관련 조례를 또다시 상임위원회에 회부하지 않아 도의회 안팎으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 7월에 열린 제375회 임시회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도시설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관련 상임위원회에 직권으로 회부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공무원의 이직 규모와 처우 개선 등 상생협약이 이뤄지지 않았고 비용추계 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김 의장은 또 18일 개회된 제376회 임시회에서도 같은 조례 상임위 회부를 거부했다. 지난 임시회 이후 제주도가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다.

하지만 이같은 표면적 이유 외에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공론조사 등을 놓고 원희룡 지사와 불거진 갈등 때문에 김 의장이 심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집행부가 제출한 안건을 상임위원회에 보내지 않아 아예 심의할 기회조차 뺏은데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의원은 "의장은 의회를 대표하면서 의원들을 아우르고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 것"이라며 "의장이 제멋대로 안건을 올렸다 말았다 하면 의원들은 모두 허수아비냐"고 비판했다.

국회든 지방의회든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원들의 반발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이뿐만 아니라 김 의장은 지난 5월 임시회에서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 조례 개정안'을 직권으로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은 뒤 7월 임시회 본회의에 직권상정, 예상과 달리 표결에서 부결되자 동료 의원들을 비난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로도 거론되는 김 의장은 오해를 사지 않도록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