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제주시 노형동에 짙게 선팅된 통원차량에 홍보현수막까지 내걸려 번호판을 가리고 있다. 박시영 기자

창문에 짙은선팅과 홍보랩핑 아동발견에 걸림돌
밝은선팅보다 검은선팅 저렴…홍보문구 돋보여

차량 아동 갇힘 사고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학원 통원버스에 짙은 선팅과 홍보문구 랩핑으로 아동 발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오전 제주시 노형동에는 짙게 선팅거나 홍보물로 도배된 통원차량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곳에서 딸아이와 통원버스를 기다리던 학부모 구모씨(39)는 "아이를 태울 때 보면 까맣게 선팅된 유리 때문에 내부가 캄캄해 하나도 안 보인다"며 "가뜩이나 아이들이 차량에 갇히는 사고를 뉴스를 통해 많이 접하는데 혹시라도 아이가 못 내리기라도 하면 밖에서 보여야 하는데 여러 가지로 걱정"이라고 말했다.도이어 "일반 차량처럼 멋 부릴 일도 없는데 무엇 하러 아이들이 타는 차량을 검은 선팅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제주 시내 자동차 선팅 시공업소 2곳에 문의한 결과 검은 선팅지 보다 밝은 선팅지가 가격이 비싼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업소 관계자는 "통원차량을 맡기러 오면 밝고 단열이 잘되는 선팅지보다는 대부분 저렴한 검은 선팅지를 선호한다"며 "적은 홍보문구들 창문에 랩핑하더라도 글씨가 더욱 돋보일 수 있어 저렴함을 떠나서도 짙은 선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은 운전석의 앞 유리와 좌우 창문에 대해서만 선팅의 진한 정도를 단속하고 있지만  주로 아이들이 승차하는 부분인 운전석 뒷부분 유리 선팅은 적용할 만한 규제가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내 유치원·학원 등이 홍보에 급급한 나머지 아이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뒷좌석의 짙은 선팅과 홍보문구 랩핑은 규제대상이 아니라 단속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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