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박선정 제주아라리예술단장

이주 5년차 예술강사, 제자들과 제주아라리예술단 창단
소외된 이웃 찾아 봉사, 정식 무대 앞두고 예술혼 불태워

"앞만 바라보며 살다가 늦게나마 예술을 접한 분들이 많아요. 참아온 갈증을 한꺼번에 풀어내듯이 매일같이 열정을 불태우는 단원들을 보면서, 저도 쉴틈 없지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보람이 있어요"

신생 예술단체 '제주아라리예술단'의 박선정 단장(47)에게 지난 몇년은 그의 삶에서 최고로 바쁜 시기였다.

서울의 대학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한 박 단장은 5년 전 제주에 정착하고 무용강사로 활동중이다. 여러 학교를 돌며 예술활동강사를 맡는 동시에 아라동주민센터·연동종합복지관에서 한국무용과 풍물, 난타를 가르치며 멀리 성산읍과 구좌읍의 지역아동센터, 경로당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전통 예술의 멋을 전파하고 있다.

열심히 하다보니 큰 보람이 생겼다. 27세부터 75세까지, 주부와 어르신을 중심으로 주민센터에서 가르쳐온 제자들이 "이왕 배웠으니 봉사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부탁을 해왔다. 지난해 3월부터 동아리로 무료공연을 시작했고, 그해 12월 30여명이 모여 정식으로 '제주아라리예술단'을 창단했다.

박 단장은 "한 달에 두 번 요양원이나 소외계층이 있는 곳을 찾아 단원들이 그동안 배운 풍물과 무용, 난타는 물론 민요와 색소폰까지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며 "전통춤예술단, 난타예술단처럼 하나가 아니라 여러가지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어 관객들도 보고 듣기만 하기보다 함께 몸으로 느끼고 즐기는데 좋은 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어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데는 물론 실력이 뒷받침 돼야 하고, 실력은 연습시간과 비례한다"며 "주민센터에서 일주일에 세 번 하는 연습에도 부족함을 느껴 더 가르쳐달라고 하는 단원들이 많아 별도로 무료특강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초급자부터 경험자까지 들쑥날쑥했지만 이런 열정에 힘입어 지금은 어느 곳에 올려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으로 올라왔다"고 전했다.

제주아라리예술단은 이제 번듯한 무대에도 서게 됐다. 9월 국악대전 참가에 이어 10월 10~11일 탐라문화제와 산지천 무대 공연이 확정됐고, 11월 27일에는 제주학생문화원에서 창단연주회를 갖는다. 

박 단장은 "중요한 공연들을 앞두고 한 달 이상은 거의 같이 살다시피 하게 될 것"이라며 "각자 자신이 해온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들이 있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저런 예술단이 있는 줄 몰랐는데 괜찮더라'는 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지금은 직접 무대에 서는 것보다 일취월장하는 단원들을 보는 것이 행복하고 앞으로 1년, 2년 후를 상상하면 더 기대된다"며 "단원들과 함께 봉사와 공연무대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신명'으로 삶을 정화하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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