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규모인 64개 고교팀이 참가해 8일간 열전을 치른 제10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는 안양공고가 7년만에 정상에 복귀하면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됐다. 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 제주종합경기장 주경기장을 비롯, 서귀포시 강창학구장과 동부연습구장, 중문연습구장 등 4개 구장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 이번 백록기 대회는 한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궈낸 후 전국적으로 축구 열기가 달아오른 가운데 열려 어느 해보다도 뜨거운 관심 속에 대회가 치러졌다.

특히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전 경기가 천연 잔디구장에서 치러지면서 미래 한국 축구를 짊어지고 나갈 고교 축구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참가 팀은 물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은 물론 잉글랜드와 브라질 등 세계적인 강팀들이 훈련캠프를 차렸던 구장에서 예선전을 치른 데다, 결승전은 축구 전용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다른 고교축구대회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각 팀마다 19세 이하 또는 17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에서 활약중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해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안동고의 백지훈과 김진규, 대신고의 정조국, 마산공고의 박주성 등이 이번 대회에 얼굴을 내민 청소년 대표팀 소속 선수들이다.

예선부터 결승전까지 79경기를 치르면서 나온 골수는 모두 272골. 경기당 평균 3.44골로 역대 대회 중 최고였던 평균 3.21골을 기록한 2000년 제8회 대회 때의 평균 골수를 넘어서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트트릭의 대기록을 세운 선수는 무려 10명이나 배출됐다. 지난해까지 9년동안 단 13명이 ‘해트트릭 클럽’에 가입한 데 견줘보더라도 각 팀의 간판 스트라이커들의 활약이 그만큼 두드러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지난해까지 깨지지 않던 ‘득점왕 5골’의 벽이 마침내 무너지면서 무려 6명이 나란히 6골씩을 기록하는 신기원을 이룩했다. 결국 득점상은 4강 진출팀 선수들 중 우승팀인 안양공고의 배상준·이상진·김근섭 3각 편대와 신한고의 안민상 등 4명이 공동수상하게 됐다.

안양공고의 배상준은 어시스트 5개로 어시스트상까지 수상,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혀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준우승팀인 동북고의 박지원은 올해 처음 ‘최진철상’으로 제정된 수비상을 받는 영예를 차지했다.

특히 배상준은 고교 선수답지 않은 침착한 경기 운영과 넓은 시야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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