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도유지 폐비닐집하장 내 쌓여 있는 폐비닐. 한권 기자

대정읍 동일리 일대 야적장·폐기물 집하시설로 사용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 포함돼 환경 오염 우려도 

제주도 공유재산인 도유지에 속한 곶자왈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유지인 곶자왈 지역이 임시 야적장이나 폐기물 집하시설로 사용되고 있는데다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 지역까지 포함되면서 지하수 오염 우려도 낳고 있다.

24일 ㈔곶자왈사람들에 따르면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산 1-2번지(7만2951㎡)와 산 4-2번지는 도유지이자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한 용암이 만든 곶자왈 지대로, 마을에서 '새미곶'으로 불린다.

그런데 동일리 산 1-2번지 중 9900㎡ 면적에 대정읍사무소 청사 재건축 공사과정에 생긴 암석들이 쌓여있는가 하면 부서진 가로등 등 각종 폐기물과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는 등 대정읍이 임시 야적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곶자왈사람들의 현장 조사에서 드러났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도유지 곶자왈에 널브러져 있는 폐기물. 한권 기자

또 1년 전 무허가 돈사가 철거된 인근 지역에서는 폐비닐과 농업용·건축용 페기물들이 오랜기간 방치돼 있다.

해당 토지는 제주도 사무위임조례 등에 따라 대정읍이 관리하고 있음에도 도유지이자 곶자왈 지역을 보전·관리하기는커녕 목적과 다르게 행정 편의대로 사용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가 대정읍과 공유재산 대부계약을 통해 오는 2022년까지 폐비닐집하장으로 사용하기로 하면서 곳곳에 건물 2층 높이의 폐비닐이 쌓여있는 상황이다.

대정읍 동일리 산 4-2번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곳 역시 농약병, 농약봉지, 비료포대 등을 쌓아두는 영농폐기물 집하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해당 지역 내에는 제주특별자치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라 지하수자원보전지구 2등급(동일리 산 1-2번지, 산 4-2번지)과 생태계보전지구 2등급(동일리 산 1-2번) 지역이 포함돼 있어 지하수 오염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곶자왈사람들은 "제주도의 '곶자왈 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 용역 중간결과에서 곶자왈 지대로 포함된 곳이다. 이 지역이 폐기물 야적장이나 집하시설로 이용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제주도가 공유재산인 도유지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대정읍사무소는 "임시 야정장 내 암석들은 업체를 통해 운반하고 있으며, 영농폐기물 집하장도 철거할 계획"이라며 "한국환경공단 제주지사가 사용하고 있는 부분도 검토해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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