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제주도 택시 수요예측 <상>

4차 연구용역 848대 과잉 공급 3차 1700여대서 절반 급감
3차 당시 운행대수 5404대·4차 5345대…불과 60여대 차이
인구증가 원인 제시…자연증가 감소·순유입 둔화 실효 의문

택시 정책 수립의 기본이 되는 각종 수요예측 통계가 엇갈리면서 정부와 함께 '과잉'에 초점을 맞춘 제주도의 정책 타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 택시 수요를 예측한 용역과 연구 결과를 분석해 수요예측에 대한 문제점을 진단한다. 

△과잉대수 5년만에 절반 '뚝'

제주도는 최근 제4차(2020~2024년) 제주지역 택시총량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4차 계획 용역진은 지난 3차 계획 용역진과 동일한 ㈔중앙경제연구원이다. 

중앙경제연구원은 현재 택시 848대가 과잉공급됐다고 분석했다. 

이는 5년전 진행한 3차 계획 용역에서 제시한 과잉대수 1737대보다 절반 넘게 급감한 수치다. 

3차 계획 수립 당시 운행중인 택시는 5404대, 4차때 조사한 택시는 5345대로, 불과 60여대 줄었으나 5년만에 과잉대수는 900여대 급감했다. 

기존에는 실차율과 가동률을 분석한 총량공식과 인구증가율만으로 적정·과잉대수를 산정했지만, 국토부 지침에 따라 이번 4차 계획부터 특수여건과 공공형 택시 조정율을 추가로 반영하게 됐다. 

도는 택시 주이용자인 관광객수 증가를 특수여건으로 설정했고 가동률·실차율로 도출한 총량대수 4264대의 5%인 213대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어르신 행복택시 등 공공형 택시를 20여대로 설정하고 적정 택시총량을 4497대로 최종 제시했다. 

△인구증가율이 변수?

국토부 지침에 따라 산정한 추가 적정 대수 230여대를 고려하더라도 5년만에 급감한 과잉대수 900여대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도는 향후 인구증가율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는 인구 정체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322명, 사망자 수는 317명으로, 자연증가 인구는 5명에 그쳤다.

지난해 12월 자연증가는 마이너스 5명을 기록했고, 올해 1월 84명, 2월 30명, 3월 60명, 4월 66명, 5월 25명, 6월 5명 등으로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유입도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제주경제브리프 '인구유입 변동이 제주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제주순유입인구는 418명으로 전년 동기(977명)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매월 1000명을 웃돌던 순유입 인구는 지난해 11월 259명, 12월 47명, 올해 1월 90명, 2월 136명, 3월 527명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처럼 택시 수요예측과 영향을 미치는 각종 통계 결과도 제각각으로 도출되면서, '과잉'을 전제로 추진하는 택시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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