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간 사랑 받은 팜프 파탈의 대표 '카르멘'
강혜명 소프라노의 첫 연출작, 제주서 공연

지난 27일 제주아트센터에서 오페라 '카르멘'의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에 나와 관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진정 자유롭고 싶다면, 원하는 것도, 두려운 것도, 마음에 담지 말라. 사랑도' 자유만을 사랑했고, 그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이한 여자의 이야기가 제주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제주아트센터는 지난 27~28일 오페라 '카르멘'을 공연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춘희'에 이은제주아트센터 기획제작 시리즈 2번째 공연이다.

특히 제주의 딸 강혜명 소프라노의 첫 연출 데뷔작으로 주목을 받았다. 앞서 프레스콜 당시 강 소프라노는 "관객이 직접 카르멘의 입장이 돼 그녀의 삶을 보고 이해하는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주도민들은 전석 매진으로 관심을 표현했다.

27일 공연에선 막이 올라가자 화려한 무대와 배우들이 무대를 가득 채워 관객들을 압도했다.
또한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연기와 노래 모두 열정적으로 표현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2부에서 부채를 이용한 플라멩코 춤은 관객의 넋을 빼놓기 충분했다. 하지만 단순히 볼거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150년간 사랑 받은 이야기가 화려한 볼거리와 더불어 잘 녹아 들어가 있었다. 명예와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돈 호세 역할을 맡은 장 노엘 브리엔드는 돈 호세 역할을 80번째 한 것에 대한 이유를 무대 위에서 노래와 연기로 증명했다.

3부에선 음산하고 힘든 산을 배경으로 한시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형성해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마지막 4부는 화려한 세비야의 투우장에서 화려한 의상과 춤, 사람들의 환호성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파멸하고 마는 카르멘의 모습으로 끝맺었다.

카르멘이 진정으로 사랑했던 것은 '자유'였다. 사랑이 속박이 되고, 구속되는 순간 그녀는 '자유'를 위해 과감히 삶까지 포기했다.

이번 공연으로 제주에서도 '오페라'가 성공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제주 출신 배우들과 단체가 대거 참여했다곤 했지만 주요 배우와 스태프는 외국, 도외 인력 등에 의존하는 것은 아쉬웠다.

이번 '카르멘'과 같은 화려한 무대와 많은 단체들의 참여에는 부족한 예산이라고는 하지만 1억4000만원 정도가 투입된 공연이었으며 '제주에 무엇을 남겼는가'라는 질문에는 의문부호가 남는다.

하지만 이를 발판삼아 제주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나아가 세계적 작품과 겨룰 수 있는 오페라가 탄생될 가능성은 보여줬다.

27일 공연 후 강 소프라노는 "배우일 때는 설 수 있는 무대가 고마웠지만, 연출인 지금은 관객과 무대를 채워준 배우 한명, 한명에게 모두 감사하다"며 "배우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며 관객과 배우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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