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업 공학박사 창의융합코딩교육연구소대표 전 중등교장

올해 방영됐던 인기드라마 'SKY 캐슬'을 보며 명문대학 진학에 모든 것을 다하고, 어렵게 대학생이 돼도 꽉 들어찬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으며 필기하는데 급급하다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대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당장 현장에서 쓸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예로 기업들은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 교육에만 몇 개월 내지 몇 년이 걸린다고 한다.

제도교육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넘어서는 대안적 사회를 구성하면서 새로운 교육을 모색하려는 시도를 대안교육이라고 한다. 제도권 내의 학교 모습은 제한된 시간에서의 강의, 개별 전공 중심의 지식 습득 등의 여건이라면, 전통적인 학교의 고정관념을 깨뜨린 사례로 온라인 강의의 살아있는 교육을 실시해 지식편중의 단편적인 교육을 지양하고, 학습활동의 다양성, 선택권의 이양, 자율권의 확대로 학생들이 보다 자기주도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게 되는 신개념의 대안교육 형태의 학교인 미네르바 스쿨을 소개하고자 한다.

미네르바 스쿨은 명문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생활이 사회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데 따른 교육철학을 기반으로 미국에서 2012년 인터넷기업 스냅피시를 운영하던 벤 넬슨이 제안해 4년제 학사 및 석사 학위과정으로 사회 수요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을 최우선 교육 가치로 설립된 학교다. 본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으며, 1학년만 본교에서 보내고, 나머지 3년은 학기마다 6개국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강의를 듣는다.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가 아닌 사고능력, 문제해결능력, 과학적 추론, 효율적인 소통 능력 등이 있는 혁신적 사고와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임을 증명하면 입학이 기능하다. 신입생 200명 정도를 모집하는데 70개 국가에서 2만3000여명이 지원하고 있다. 합격률은 2% 정도로 아이비리그 최상위권 등의 합격률인 5% 정도에 비해 낮은 합격률이다. 70% 정도가 미국 이외의 나라에서 왔으며 그중 80% 정도는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등록금은 일반대학의 절반 정도이고, 전공은 예술과 인문학, 컴퓨터 과학, 자연과학, 사회과학, 경영 전공이 있다.

캠퍼스에 강의실은 없으며,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학기별 장소를 바꿔 전세계가 미네르바 스쿨의 기숙사이자 캠퍼스 역할을 한다. 강의 방식은 자체 개발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며, 강의 인원은 13~15명으로 화상을 통해 서로 얼굴을 보고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방학이나 방과 후에는 각국 기관에 인턴십,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는 현장 실습형 교육을 한다.

미래에는 대학 졸업장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만 대학을 다니는 교육 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교육내용이 곧 대학 교육과 잘 상응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볼 때다. 미래에 대비한 우리나라 교육이 보다 더 진보하려면 앞에서 제시한 미네르바 스쿨이 추구하는 교육철학을 잘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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