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어난 자연환경과 독특한 자연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한라산은 매년 100여만명에 이르는 등반객들의 발길로 점점 훼손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대표적 상징물이 더 이상 망가져서는 안된다는 도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제주도는 지난 2016년 10월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 탐방로 전 구간에 대한 탐방예약제를 2017년부터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상반기까지 적정 탐방객 수를 산정, 하반기부터 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이후 여건 미비 등을 이유로 2019년 10월부터 성판악·관음사 등 2개 코스만을 대상으로 탐방예약제를 시범 실시한 뒤 2020년 1월 전 구간으로 확대 도입키로 방침을 바꿨다.

이처럼 한라산 탐방예약제 도입 시기를 미뤘는데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또다시 시범실시를 내년 1월로, 전면 시행 시기를 내년 6월로 연기, 제도 도입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낳고 있다.

시범 실시일인 이달 1일을 맞은 가운데 제주도가 탐방객 수를 집계하는 전산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데다 하루 탐방 적정 인원을 산정하지 못한 때문이라는 것이다.

탐방예약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는 것은 제주도가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적정 탐방 인원만 하더라도 지난해 11월 '세계유산지구 등 탐방객 수용방안 및 관리계획 수립 연구용역'에서 한라산 5개 탐방로 모두를 합쳐 하루 최대 3445명으로 제시한 바 있다.

탐방예약제 시행 시기가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한라산은 더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 국립공원인 한라산 보호를 위해 탐방예약제 도입이 더는 미뤄지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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