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감귤박물관 1세대 감귤 영농인 구술 기록 및 자료 수집 완료
농업인 및 연구자 등 26명 통해 초창기 감귤 산업 개척 일화 등 채록

고윤자 할머니

1940년대 감귤 시세가 3.75kg(1관)당 1원 50전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귀포시는 1950~1960년대 감귤 산업 태동기에 활약한 1세대 영농인을 대상으로 '제주감귤의 발전상'이란 주제로 구술을 채록하는 등 기록을 수집하기 위한 현지조사를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진행했다.

광복을 전후해 서귀포시 서홍동 일대에서 감귤 농사를 지었던 고윤자 할머니(91)는 이번 조사에서 "1938년 아홉살부터 아버지를 따라 감귤 과수원에서 김매는 등 일손을 도왔다"며 "당시 밀감 가격은 1관(3.75㎏)에 1원 50전에서 2원 정도였는데 서귀포에 사던 일본인이 사 먹었다"고 회상했다.

고윤자 할머니는 "일본사람들이 서귀포 하논 일대에서 한국 사람을 부리며 감귤을 재배했었다"며 "당시 하논 일대에서 감귤 농사를 한 한국 사람은 내 아버지가 유일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감귤은 서귀포 솔동산 인근 일본 사람들이 모여살던 곳에 등짐을 지고 가져가 팔았다"며 "당시 감귤은 일본사람만 먹었고, 한국 사람들은 일제 시대 이후에야 감귤을 사 먹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1960~1970년대 감귤영농 일선에서 활약한 농업인과 연구자, 농업인 관련 단체 관계자 등 모두 26명을 만나 감귤 재배 계기, 역경 극복 사례, 대학나무 이야기, 각종 감귤관련 뒷이야기와 각종 자료 등을 수집했다.

또 그동안 문헌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재래농법, 1940년대 감귤 시세, 초창기 감귤과원 조성 과정 등 구술과 서귀포시 토평동 오봉국씨(87)의 감귤영농일기, 남원읍 김원호씨(76)의 농산물 품평회 수상패 및 거래 통장 등 모두 106점의 제주감귤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서귀포시는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한 구술 기록과 자료 등을 기초로 조사연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윤주형 기자

남원읍 김원호씨(76)의 농산물 품평회 수상패 및 거래 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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