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포지션민제주에서 ㈔제주어연구소(이사장 강영봉)가 마련한 제주어도서·자료전에서는 구술 토크가 진행됐다. 김정희 기자

도, 6년간 36개 마을 조사 구술채록보고서·구술자료집 등 발간
연구자들 구술자 확보·전사작업 어려워…예산·인력 확충 필요

제주어의 체계적 연구와 보전을 위한 구술 채록작업을 서둘러야한다는 주문이다.

제주도는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제주대 국어문화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도내 36개 지역을 돌며 제주어를 구술 채록한 뒤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에 따라 2016년 24개 지역을 조사한 「2015년도 제주어구술채록보고서」 1~24권과 12개 지역을 조사한 「2016년도 제주어구술채록보고서」 25~36권이 나왔다.

또 도는 지난 2017년 제주학연구센터에 의뢰해 10개 지역의 구술 자료를 표준어로 대역한 「2017년도 제주어구술자료집」 1~10권과 12개 지역 구술자료 표준어 대역인 「2018년도 제주어구술자료집」 11~20권을 발간했다.

이러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보완해야 할 과제도 많다. 현재 제주도의 구술채록작업은 지난 6년간 36개 마을(읍·면 단위 2개 마을)을 조사하는 데 그쳤다. 현장의 연구자들은 고령화로 인한 구술자(제보자) 확보와 선정 문제, 전사(轉寫·말소리를 문자로 옮기는 것) 작업의 어려움, 시간 부족 등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4일 포지션민제주에서 ㈔제주어연구소(이사장 강영봉)가 마련한 제주어도서·자료전에서는 구술 토크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지난 2014년부터 제주어 구술 채록 작업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구원들이 현장에서 느꼈던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이날 김성용 제주어교육연구회장은 “구술자 확보가 어렵고 생애 구술이다 보니 한번 방문하면 3시간 이상, 최소 10여회 이상을 방문해야 돼서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여건이 나아져서 빠른 시일내 도내 모든 마을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연미 돋을양지 책드르 대표는 “말을 글로 옮기는 전사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다”고 밝혔다.

김미진 제주학연구센터 전문연구원은 “구술자 선정이나 전사작업은 어렵지만 젊고 우수한 인력들이 많이 투입돼 지속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보향 제주대 강사는 “지금 재일1세대들의 제주어를 기록해 두지 않으면 사라져버릴 것”이라며 “고령화로 구술자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구술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술자료집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김순자 제주학연구센터 박사는 “조사를 위해 마을을 방문할때마다 보배로운 제주어들을 발견하게 된다”며 “마을 전수조사를 통한 기록작업이 이뤄져야 하고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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