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구입부담지수 3개 분기 연속 하락, 2분기 전국서 하락폭 가장 커
2016년 이후 급등 분위기 진정, "전국 대비 1.43배 부담·기저효과"분석

제주에서 집 사는 부담이 크게 줄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었던 터라 체감 정도는 높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지역 주택 실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집을 사기에는 가격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올 2분기 제주 지역 주택구입부담지수(K-HAI)는 75.4로 전분기 82.7에서 7.3포인트 하락했다. 전국에서 전 분기 대비 하락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4년 이후 역대 최장기간 하락이다.

제주 K-HAI는 2004년 이후 10년 넘게 40대를 유지해왔다. 2015년 4분기 65.3로 전분기(49.9) 대비 15.4포인트 급등하며 분위기를 한꺼번에 바꿨다. 2017년 2분기 70대(70.6) 진입 후 2017년 1분기에는 80대(85.1)로 성큼 올라서며 가파른 집값 상승 속도를 반영했다.

2017년 4분기 82.6으로 잠시 숨을 고른 것을 제외하고 2018년 3분기 88.1로 역대 최고치를 찍을 때까지 내집마련 부담이 커졌던 사정은 4분기 이후 역전하며 2016년 상반기 수준까지 후퇴했다.

지수 상 부담은 덜었지만 내 집을 구할 적기 판단은 섣부른 상태다.

2분기 전국 평균 K-HAI는 52.4로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6개월째 완만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전국 대비 제주의 K-HAI 배율은 1.43배다. 

16개 시도 중 전국 대비 2.37배인 서울에 이어 두 번째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큰 지역으로 분류됐다.

지난해말 전년 대비 주택구입물량지수(K-HOI)가 46.7로 2016·2017년 43.7에 비해 소폭 나아졌지만 정작 주택 매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K-HOI는 지역 내 중간소득 가구가 자기자본과 대출을 통해 살 수 있는 아파트 수준을 말하는 지표로 지수가 낮을수록 주택구입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미분양이 증가로 집값 상승 여력이 없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여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지수에는 변동이 있지만 집값 강세 이후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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