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진 제주자치경찰단

'깨진 유리창 이론'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영국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 교수였던 필립 짐바르도가 사람들의 행동관찰 연구를 위해 유리창이 깨진 자동차를 거리에 방치한 결과 베터리, 타이어 등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은 모두 가져간 뒤 결국에는 자동차를 파괴하기까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데서 만들어진 이론이다.

이는 현대사회에 급증하는 각종범죄와 관련하여 치안을 유지하려면 기초부터 튼튼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이론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은 기초질서 또는 도로교통법위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단횡단, 쓰레기 투기, 담배꽁초 투기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라 하겠다. 누군가는 '나'와 직접적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나'는 사회 구성원의 가장 기본적인 객체이며 내가 모여 사회가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나'의 준법정신은 가장 중요한 치안유지의 바탕인 것이다. 또한 모든 일이 처음이 어렵고 나중이 쉬운 것처럼 '나'의 이런 좋지 않은 습관이 하나씩 쌓여 우리사회 속에 깊숙이 자리 잡게 되면 이를 치유하기란 그동안 지나왔던 시간보다 몇 배, 몇십 배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준법정신이 필요한 이유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도로교통법, 경범죄처벌법 위반을 단순히 범칙금 몇 만원만 내면 되는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안일함이 준법정신 결여로 이어지고 나비효과가 돼 나에게 치명적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치안은 오로지 경찰만의 업무영역이 아니다. 사회구성원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쌓여 무너지지 않는 성이 될 것이며 그 테두리 안에서 우리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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