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아침. 삼삼오오 마음이 통하는 사람끼리 진초록이 펼쳐진 오름에 오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큰 기쁨이다. 제주도민들은 마음만 먹으면 한라산을 중심으로 우뚝우뚝 솟아있는 오름왕국의 주인이 될 수 있다. 영혼의 안식처이자 제주사람들의 삶의 터전인 오름을 오르면서 느꼈던 감흥을 화폭으로 만날 수 있는 전람회가 준비되고 있다.

 제주한국화회(회장 김현숙)의 열한번째 정기전 ‘오름 가는 길’.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제주도문예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그려낸 오름이야기가 전시장을 가득 메워 뜨거운 여름을 싱그럽게 해준다.

 수묵으로 제주의 비경을 선경처럼 묘사한 양창보씨의 ‘想’, 장지에 수묵담채로 해변을 끼고 펼쳐진 오름을 그린 강부언씨의 ‘사무일기-오름가는 길’, 먹과 안료로 한라산을 품은 가을 풍경을 묘사한 강용택씨의 ‘고향의 가을’, 오름가는 길에 만나 들꽃과 잡초 등을 꼴라주 기법으로 형상화한 고경희씨의 ‘속삭임-오름 가는 길’, 장지에 먹으로 오름군락을 시원하게 그린 김맹희씨의 ‘들에서’ 등 다양한 화풍의 오름 그림을 만날 수 있다. 또 ‘꽃’을 주로 그렸던 김현숙씨의 ‘섬으로-오름 가는 길’도 색다르게 다가온다.

 이밖에 고연경·고운산·고은경·고정자·김은미·김천희·김현자·박성배·부현일·오재환·조이영·최형양·허순하·허지영·홍진숙씨 작품도 출품된다. 전시개막 26일 오후 6시. 문의=754-5233.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