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취재2팀 부장대우

"오늘 우리는 120만 제주인의 기상으로 백록에서 비롯하여 대양에서 일렁이는 탐라인의 영특한 정기를 받들고 한라산 기슭에 우람한 문화의 중흥을 다짐하는 축전을 탐라문화제라 일컬어 그 쉰 여덟번째의 제화를 올린다"('탐라문화제 취지문' 중)

제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민속행사인 탐라문화제의 시작은 제주예술제로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제주의 문화예술행사는 한국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의 전신인 문총 주관으로 1956년부터 1958년까지 '제주문화제'란 명칭으로 제주시 일원에서 열렸다. 이후 1962년 예총이 결성되면서 제주예술인들을 중심으로 제1회 제주예술제를 5월에 개최했다. 1963년 제3회 행사까지 치룬 후 종합평가에서 도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제로 종목에서 행사 규모에 이르기까지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1965년 제4회 때부터 한라문화제로 이름이 바뀌었고 순수예술분야 행사의 단조로움을 지양하고 걸궁 경연, 민요경창, 가장행렬 등 제주도민이 참여하는 종합적인 전통문화축제로 열리게 된 것이다. 이렇게 제40회까지 한라문화제를 치러오다가 2002년 제41회 때부터 제주의 옛 이름인 '탐라문화제'로 개칭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반세기를 넘게 이어온 탐라문화제는 변화를 거듭했고 도민과 함께 하며 제주 문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중심 역할을 해왔다. 제주지역 축제의 원형으로 현재 크고작은 많은 축제의 밑바탕이 돼 왔다. 제주의 문화예술 발전과 우리나라 전통문화축제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예술행사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예술가로 성장해 제주 예술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또 탐라문화제에서 발굴된 민속예술은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전승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그 대표적인 예다.

'자연이 탐나·사람이 탐나·탐나는 제주문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58회 탐라문화제가 9일부터 13일까지 제주시 산지천 탐라문화광장을 중심으로 원도심 일원에서 펼쳐진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민속축제는 주민들의 삶이 배어 있어 독특한 지역적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가장 바람직한 축제의 모습은 지역 주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가 아닐까 한다. 모다들엉 ᄎᆞᆯ린잔치 재미지게 놀당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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