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영 제주도 관광정책과

가방이 된 자동차,자동차의 가죽을 재활용해 만든 가방, 방탄소년단 RM의 가방으로 유명세를 탄 브랜드로 환경과 디자인을 생각하는 기업 '모어댄'의 'Continew'란 가방을 며칠 전 자랑스레 구입했다. 여느 명품가방이 아니어서 누군가 알아봐주지는 않겠지만 가치있는 소비를 함으로써 내가 더 가치스러워질 것 같았다. 지금 내가 하는 순간의 행동들이 바로 '나'로 규정되는 것이기에 분명 난 가치소비로 인해 조금더 가치스러워졌다고 믿기로 했다.

태극기의 역사와 의미를 되살리는 프로젝트인 '유준상의 태극기함 펀딩'은 벌써 3만여명이 참여해 3차에 걸쳐 제작에 들어갔다. 가치있는 소비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관광정책 업무를 하는 공무원으로서 제주관광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해봤다. '가치소비'를 이끌어내는 '가치관광'.

여행 즉, 관광의 본연의 가치는 당연히 즐거움, 행복, 설렘이겠지만 이러한 본연의 가치에 사람과 자연이 함께하는 공존의 가치를 더해서 관광객의 인식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정말 의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명브랜드 쇼핑백보다 제주인증마크가 찍힌 쇼핑백을 들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더 가치가 있다는 인식을 주는 관광, 감귤원 에코파티와 같은 농어촌 체험관광으로 지역에 직접적인 이익이 배분되고 더불어 제주의 속살이 지켜진다는 인식을 주는 관광 등이 있겠다.

물론, 제주도에선 이러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진행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멋진 무엇인가를 제공한다고 착각하는 관광이 아닌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고 소비하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가치있는 제주관광의 미래를 그려본다. 혹시 '제주관광펀딩'이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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