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취재2팀 부장

영국이 최근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프리티 파텔 영국 내무장관은 지난 1일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정부는 대중의 삶을 고통에 빠지게 하는 폭력배와 갱, 범죄자들을 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파텔 장관은 마약 범죄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2000만 파운드(300억원)를 투입하고, 전체 경찰 중 60%에 테이저건을 지급하기 위한 용도로 1000만 파운드(150억원)를 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거리 가로등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설치 등을 위한 '안전한 거리 펀드'에도 2500만 파운드(37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영국은 이미 잉글랜드·웨일스 경찰관 정원을 2만명 확대하기로 하는 등 보리스 존슨 총리 취임을 전후로 '범죄와의 전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 8월 "우리는 범죄에 더 강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강하게 대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법을 두려워해야 하는 사람은 대중이 아니라 바로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칼부림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영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2만6397건이던 칼부림 범죄는 2014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지난해 4만829건을 기록했다. 2017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1년간 흉기를 이용한 살인사건은 285건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범죄 증가는 제주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기준 제주지역 인구 10만명당 5대 범죄(살인·강도·성범죄·폭력·절도) 발생은 1309건으로 전국 평균 943건보다 38.8% 많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앞으로 3년간 방범용 CCTV 및 가로등·보안등 확충에 561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2020년을 '밝고 안전한 제주'의 원년으로 삼고, 명실상부한 국제안전도시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방범용 CCTV와 가로등·보안등 확충으로 범죄와 교통사고 등이 줄어든다고 장담할 수만은 없다. 이런 시설이 없던 과거에도 제주는 대문과 도둑, 거지가 없는 삼무(三無)의 섬으로 불렸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잃어버린 제주 정신을 되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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