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중앙병원 신경과 전문의

뇌는 크게 3가지 감각계로 구분할 수 있다. 눈으로 보는 정보가 몸으로 들어오게 하는 시각계와 전신에 있는 신경이 머리로 전달되게 하는 체성감각계 그리고 몸의 평형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정신경계로 구분된다.

이러한 감각계를 통해 들어온 정보는 뇌에서 통합하고 분석해 우리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진정신경염이나 이석증과 같이 전정신경계를 침범하는 질환은 자신이나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은 심한 어지럼증, 즉 '현훈'과 함께 속이 메스꺼워 토하거나 자세불안 등을 유발한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거나 갑자기 움직일 때 잠깐씩 발생하며 심할 경우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기립성 어지럼증'은 흔히 빈혈로 착각해 내원하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빈혈에 의한 어지럼증 발생은 드물며 대부분은 피곤하거나 몸의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몸의 감각들을 통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실조증'은 소뇌의 이상이 있을 때 보이는 증세로 누워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특별한 증세가 없지만 보행시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때로는 말하는 것도 어둔해지고 손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워 물건을 잡으려 할 때 실수하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어지럼증은 열명 중 한명이 겪고 있는 흔한 증상이지만 원인질환이 매우 다양해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질환중 하나다. 

어지럼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중요한 것은 말초 전정기관의 병변인지 중추신경계의 장애에 의한 것인지를 분간해내는 것이다. 진단이 늦으면 치명적일 수도 있는 중추성 현훈이 의심될 경우에는 정밀검사를 통해 뇌졸중의 여부 및 뇌혈류 상태를 빠르게 평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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