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4.3특별법이 처리되지 못한데 대해 4.3영령들께 제사를 올리며 사죄하고 삭발식을 가졌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회장 송승문)는18일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상복을 차려입고 '제주4·3특별법 개정 촉구 궐기대회'을 개최하고 문재인 대통령과 국회를 향해 성명서를 낭독했다.

유족회는 성명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4.3의 아픔은 곧 제주의 역사이며,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될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라고 결의 차게 유족과 제주도민, 국민들 앞에서 당당히 말씀하셨다"며 "또한 매해 추념식에 참석했던 각 당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모두가 한목소리로 올해 안에4.3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노라고 약속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 유족들이, 도민들이, 국민들이 목도하는 것은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을 일삼고, 서로 남 탓하는 모습일 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면서 "2019년이 저물어가는 마당에 국회가 지지부진한 4.3특별법 개정에는 한 치의 진전도 없이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는 작금의 행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제 국회에는 더 이상 기대할 것도, 바랄 것도 없음을 알면서도 이렇게 또 다시 국회 앞에 모여 4.3영령들께 제사를 올리며 사죄하고 삭발을 하며 울부짖어야 하는 오늘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이제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답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유족회는 "지난 70주년 추념식 때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우리 유족과 도민 그리고 국민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부디 대통령님께서 국회를 향해서 '불의한 국가권력이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역사적 비극을 외면하지 말라', 또한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라'고 한 말씀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족회는 "이제 우리는 결코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우리 유족들은 결연한 의지와 사즉생의 각오로 또 다시 4.3특별법 개정 쟁취를 위한 고난의 투쟁의 여정을 멈춤 없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또한 "하루 속히 국회 골방에 처박혀 있는 4.3특별법 개정안을 꺼내 대화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라"며 "심사숙고 하고 처절한 논의를 거쳐 기필코 올해 안에 통과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유족회는 "4.3특별법 개정안이 온전히 처리돼 서초동집회, 광화문집회와 이념정쟁으로 양극화된 대한민국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 계기로 승화시켜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린다"며 "부디 4.3특별법 개정이 온건히 이루어져 인권의 소중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염원한다"고 밝혔다. 

송승문 제주4.3희생자유족회 회장은 이 자리에서 연내 4·3특별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내년 72주년 추념식에 국회의원 입장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