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제민일보 선정 금주의 칭찬 주인공 이도2동 주민 김순채씨

"넉넉지 않아도 조금의 여유가 생겼을 때 내가 힘들었던 만큼 주변에 힘이 돼주고 싶었어요"

자신 또한 풍요로운 삶을 지내는 건 아니지만 그저 밥만 먹을 수 있으면 된다는 김순채씨(65·이도2동).

올해도 어김없이 김순채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봉사활동을 다니며 지원받는 식비, 교통비 등 활동비를 모아 성금을 기탁했다.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성금 기탁은 올해로 17년이 됐으며 봉사활동 또한 2000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07년까지 제주 시내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손님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마련해주고 받은 돈을 차곡차곡 모아갔다.

장사가 잘되는 날은 잘된 만큼, 안되는 날은 안된 만큼 따로 모아둔 돈을 해마다 추석과 설이면 30만 원 정도의 성금을 보냈다.

가게를 그만둔 후에는 노인요양시설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며 받은 시급을 고스란히 성금에 보탰다.

또한 매년 봄김치 및 김장 550㎏을 손수 만들어 장애인 가정과 관련 기관에 지원하고 있다.

김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0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주는 장애인 도우미 대상과 2011년 자원봉사대회에서 제주 대표로 복지부장관 표창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김씨의 두딸은 김씨가 6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일주일을 매일 같이 봉사를 다니는 모습이 안쓰러워 말리기도 했지만 김씨 본인이 신세 지지 않고 몸이 여력이 될 때까지 봉사를 멈출 수 없다는 완강함에 이제는 응원하고 있다.

김순채씨는 "봉사활동을 다니다 한 할머니의 생일상을 차려드린 적이 있는데 그때 할머니가 처음으로 받는 생일상이라고 울음을 쏟아내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며 "그 모습을 보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어르신들을 위해 더욱 베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몸과 마음으로 이웃사랑에 정성을 쏟으면 내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봉사와 기부를 시작하고 난 후 정신적으로 삶이 여유로워지고 웃음 또한 많아져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김씨는"내 나이면 모두가 은퇴할 나이이지만 아직 날 필요로하고 힘든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힘이 난다"며 "언제까지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지만 내 몸이 움직이고 쓸모 있을 때까지 베풀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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