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동굴 벽면에서 다량의 벽면유출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지하 스며든 빗물, 불투수성 점토질 고토양층 하천 형태 이동
빗물 흐름 특성 확인 의의…유입량·속도 등 추가 연구 계획  

집중호우때마다 만장굴 벽면에서 다량으로 뿜어져 나온 유출수의 원인이 밝혀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만장굴과 용천동굴 내 빗물 유출현상을 조사해 독특한 빗물흐름 특성을 확인했다. 

이번 조사는 집중호우때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로 동굴에 물이 차는 현상과 지하에서 흐르는 빗물의 일정한 방향성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추진됐다.  

도는 최근 제주지역에 많은 비를 뿌린 태풍 '타파'와 '미탁' 영향권에 벗어난 직후 조사를 진행했다. 

동굴내로 유입되는 빗물은 동굴 천정에서 떨어지는 '천정낙하수'와 동굴벽면의 틈으로 흘러든 '벽면유출수'로 확인됐다. 

특히 도는 벽면유출수가 동굴의 특정구간에서 대량으로 흐르거나 분출되는 현상에 주목했다. 

만장굴은 동굴입구에서 용암석주 방향으로 180~220m 구간 2곳과 480~770m 구간 12곳에서 이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용천동굴은 동굴입구에서 용천호수 방향으로 610m 지점 1곳과 1030~1070m 4곳에서 다량의 벽면 유출수가 나왔다. 

분석 결과 북동방향으로 형성한 용암동굴은 동쪽과 남동쪽 벽면에 빗물 유출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구간에서 모두 벽면에 붉은 색의 고토양층이 발견됐다.

고토양층은 물이 흡수되지 않는 불투수층으로, 고토양층 윗면을 따라 다량의 유출수가 하천 형태로 흐르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 

용암층의 틈새(쪼개진 절리면)로 스며든 빗물이 용암층 사이에 분포하는 불투수성의 고토양층을 만나 북서쪽 또는 북쪽으로 흐르다가 동굴 내부 벽면(남동쪽 또는 동쪽)에 유입되는 것이다. 

도는 앞으로 진행 중인 '제주도 천연동굴 보전관리방안 연구 및 조사'와 연계, 빗물의 유입량과 흐름속도, 패턴 등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고길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용암동굴계가 자체의 화산지질학적 가치와 더불어 제주도 지하로 흐르는 빗물 흐름 특성을 관찰할 수 있는 수문 지질학적 가치도 지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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