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판매되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 안내문에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표기가 없어 외국인 거주자는 물론 관광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박시영 기자

도내 외국인 거주자 올해 현재 현재 2만5868명
"한국어 익숙치 않아 안내문 이해하기 어려워"

제주지역 내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거주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도내 '쓰레기 종량제 봉투 행정'은 이들에 대한 배려가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도 내 외국인 거주자(주민등록인구 기준)는 지난 2016년 1만9593명, 2017년 2만1689명, 지난해 2만4841명, 올해 10월 현재 2만5868명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외국인 유학생, 단기체류자 등을 포함하면 더 많은 인구가 제주지역 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지자체에 문의한 결과 현재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를 표기하는 지자체는 전국 16곳 중 8곳이며 제주를 포함한 강원, 경남, 광주, 대전, 세종, 충남 등 7곳은 시행하지 않았다.

환경부가 발표한 '쓰레기 수수료 종량제 시행지침'에는 외국어 표기 분리배출 안내 사항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관련 현행법상에도 폐기물 처리 여건 등을 고려해 해당 지자체가 조례로 관리토록 하고 있기 때문에 지자체마다 시행률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의 경우 쓰레기 무단 투기 개선 등 환경 보호 문제와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외국어 표기' 등을 통해 쓰레기 분리배출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제주살이 1년 4개월 차 주부 이노우에 토모코씨(35)씨는 "마트에서 장바구니 대신 종량제 봉투를 사서 이용하곤 했는데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 종량제 봉투 안내문에 적힌 언어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친구에게 물으니 한국 사람도 헷갈릴 정도로 분리 배출법이 복잡하다"며 "외국인 거주자 이외 관광객도 많이 찾는 관광지인 만큼 외국어 표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계자는 "쓰레기봉투 외국어 표기 관련 조항이 폐기물 관리조례에 포함돼 있다"며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중국어와 영어가 표기된 쓰레기봉투가 제작돼 판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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