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감귤연구소명예연구관·감귤마이스터·논설위원

요즘 제주는 온 천지가 황금 물결의 옷을 입고 그 자태를 뽐내고 있다.
본격적으로 감귤수확철이 도래한 것이다. 농부들은 새싹이 돋아나는 봄에 하얀 감귤꽃을 보면서 희망을 품었고 여름철 땡볕 아래서 병해충 방제를 하고 땅을 기어다니는 숨막히는 환경에서도 고품질 감귤생산을 위해 토양피복도 설치했다. 

비농업인들이 감귤꽃을 목가적으로 볼 때도 농부들은 요즘같은 순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다. 힘들게 재배했기에 수확의 기쁨은 2배가 되고 더 보람된 순간이기도 하다. 또한 관광객들에게도 귤림추색(橘林秋色)의 큰 선물을 제공해 주는 시기다.

귤림추색이라는 말은 조선 말 제주의 지식인 매계(梅溪) 이한우의 제주 명승지 '영주십경' 중 하나로 귤림추색을 언급한 것에 유래한다.

'누런 귤 집집마다 저절로 숲을 이루니(黃橘家家自作林), 동정호 가에 있는 양주인 듯 가을빛이 깊었네(楊州秋色洞庭心), 가지 끝마다 걸린 달은 층층이 옥이요(千頭掛月層層玉), 서리 머금은 열매는 낱낱이 금이로다(萬顆含霜箇箇金)'라는 한시를 읊었다고 한다. 

또한 전세계 어디를 가도 작은 면적에 집단으로 감귤을 재배하는 것은 드물다. 그렇기에 제주에서의 감귤은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주고 농민에게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이런 시기에 감귤을 홍보하고 모든 도민이 함께할 수 있는 감귤박람회가 감귤산업 50년, 미래감귤 50년, 제주감귤 100년의 가치라는 주제로 다음달 8일부터 12일까지 서귀포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린다.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100년을 느끼다'라는 테마로 만남의 광장과 감귤직거래장이 운영되고 '함께 성장하다'라는 테마로 주제관과, 제주농업관, 감귤컨퍼런스, 비지니스상담회가 운영되며 '빛을 밝히다'라는 테마로 감귤숲길과 감귤원 돌담길투어 등이 운영되고 '가치를 나누다'라는 테마로 산업전시관, 농기자재전시장, 우수감귤품평회 등이 있으며 '하나가 되다'라는 테마로 감귤푸드존과 예술황감제, 금물과원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이번 행사를 위해 제주도농업기술원을 중심으로 여러 기관에서 파견된 사무국과 오랫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고 최근 '2019년 박람회 준비상황보고'에서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람회 날짜까지 얼마 남지 않은 촉박한 시간이지만 상황보고에서 제기된 내용들이 잘 개선돼 성공적인 박람회가 됐으면 한다.

몇가지 문제를 거론하자면 우선 주차문제이다. 행사장내 주차장이 협소해 외부 주차장을 운영하는데 매년 자원봉사자가 수고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입구가 변경되면서 버스가 센터건물 앞까지 들어와 돌아 나가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 같다. 

둘째, 현장 실황을 방송국에서 중계하는 과정에 있어 실황에 모든 것을 맞추다보면 주객이 전도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연스럽게 박람회 행사가 주가 되게끔 해야 하겠다. 

셋째, 우수감귤이 나오지 않는 11월 초에 박람회를 한다는 것이 애매하니 늦추자는 의견에도 박람회를 개최하는것은 한가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농번기 등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답변도 있었지만 한 번쯤은 검토해 봤으면 한다.

이외에도 매년 거론되는 식사문제, 행사장 밖 외부 상인 질서문제, 쓰레기 처리문제 등 최종 점검이 필요하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친절과 밝은 미소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는 일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감귤은 감귤농업인에게 있어 생존의 문제이기에 이번 박람회를 통해 감귤이 널리 홍보되고 많은 관광객과 도민이 함께 참여해 감귤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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