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산 노지감귤 처리가 심상치 않다. 본격적인 수확철을 맞았지만 잇단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유난히 길었던 가을장마와 연이은 태풍 등으로 상품 관리에 비상이 걸린데다 출하 초반 가격마저 신통치 않다. 여기에 당장 코앞에 닥친 대형 감귤선과장과 감귤거점산지유통센터(APC) 등의 주52시간 근무제에 대한 대안도 아직 찾지못하고 있어 이래저래 농가들의 걱정만 커지고 있다. 

제주도와 농협 제주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국 주요 도매시장의 감귤 평균 경락가격은 5㎏당 6000원으로 지난해(6900원)보다 9000원 낮다. 최고가도 3만3000원으로 지난해(3만5000원)와 2017년(4만3300원)에 비해 떨어진다. 문제는 비날씨 등으로 극조생 처리가 늦어지다보니 조생과 출하시기가 겹치면서 가격하락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극조생 비상품 산지격리를 추진하고는 있지만 농가 신청은 목표량의 69%에 그치는 실정이다. 

내년부터 50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는 주52시간 근무제도 발등의 불이다. 노지감귤은 11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처리한다. 야간작업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 주52시간 도입으로 24시간 3교대로 운용하게 된다면 기존 인력의 1.5~2배가 필요하게 된다. 하지만 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 추가 인력의 인건비 부담 등에 따른 유통비용이 30~40%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여러모로 올해산 노지감귤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작은 욕심으로 제주감귤 전체의 이미지를 해칠 수 있는 비상품은 절대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는 농가들의 굳은 의지가 절실하다. 제주도도 비상품 유통행위에 대한 지도·단속에 적극 나서는 한편 정부 설득과 여야 협조 등 주52시간 근무제 해결책 모색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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